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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던 동유럽 체코에서

8장 《‘달칵’ 소리에 담긴 오늘의 안도》

by 리디아 MJ


12시간의 비행.

그 속에서 걷고 또 걷고,

다시 공항에서 이동하고…

몸도 마음도 서서히 한계에 다다랐다.


호텔에 도착했을 땐

우리는 거의 ‘기어들어가듯’

프런트 앞에 서 있었다.



아담한 호텔.

엘리베이터는 작아서

한 번에 두 사람만 탈 수 있었다.

그마저도 가방 하나면 꽉 찼다.


그런데도

마음속엔 오히려 감사함이 먼저였다.

멀고 낯선 땅에 무사히 도착한 것만으로도,

작은 공간 하나가 우리를 기다려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다.



방 앞에 도착해

카드를 대고 문을 열려 했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다.


“응? 왜 안 되지?”

“방번호 맞지?”

“아까 그쪽이 아니었나?”


뱅글뱅글

현관 앞에서 실갱이를 벌이다

한참 만에

“달칵”.


그 작은 소리에

모두가 동시에 숨을 내쉬었다.



퉁퉁 부은 다리부터 툭—

풀썩 소파에 앉아

머리를 기대고 숨을 돌린다.


아이들은 옆방으로 보냈다.

자기들만의 방이 있다는 사실에

잔뜩 들떠 있었다.


나는 천천히 짐을 풀고,

물 한 잔을 마신 뒤

베개 위에 머리를 얹고

오늘의 감동들을

하나하나 되짚었다.



처음 밟은 체코의 땅,

프라하의 하늘,

노을이 깃든 시계탑,

그리고

스비치코바 한 접시의 따뜻함까지.


오늘 하루는

너무 많은 ‘처음’으로 가득했다.


그것만으로도,

내일이 더 기대되는 밤이었다.


**동유럽 체코 여행은 여기서 이만 물러갑니다.

부족하고 서툰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 모인 모든분들~ 편안한 하루 되시길..**


AR2TI-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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