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동현 Oct 20. 2023

불안함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

데일 카네기는 이런 말을 했다.

"저는 명확하고 확고한 결정을 내리는 순간, 걱정의 50퍼센트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40퍼센트는 결정을 실천에 옮길 때 사라지더군요."

즉, 결정을 내리고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걱정의 90%는 사라진다는 것이다.


동갑내기 친구의 사망 소식을 듣고 혼란을 겪던 중, 이 글은 나에게 큰 용기가 되어 주었다.

일단 실천해보기로 결심했다.

당장 미국에 갈 수는 없으니, 서울에서 부산까지 국토 종주를 해보기로 했다.

여분의 속옷과 에너지 바 등 생각나는 것들을 급하게 챙기고 곧바로 길을 나섰다.


구석에 방치해 두었던 자전거를 꺼냈다.

먼지가 수북이 쌓인 자전거는 과연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체인은 잔뜩 녹슬어 있었고, 자전거를 탈 때 가장 중요한 변속 기능조차 작동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자전거에 올랐다.

페달을 밟을 때마다 수술했던 무릎이 아팠고, 운동을 게을리해 온 탓인지 허벅지 앞쪽에 통증도 느껴졌다.


설상가상으로 날씨마저 최악이었다.

미세먼지 단계가 "매우 나쁨"이었는데, 거리 위 사람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달린 지 10분도 되지 않아 목 깊은 곳에서 기분 나쁜 칼칼함이 느껴졌다.


사람은 하고 싶은 일에는 방법을 찾고, 하기 싫은 일에는 핑계를 찾는다고 했던가.

그 날따라 수많은 핑곗거리가 떠올랐다.

하지만, 만약 국토 종주에도 성공하지 못한다면, 미국으로 향할 용기는 더욱 나지 않을 것 같았다.

당장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애써 참아가며 먼지가 자욱한 공기 속을 나아갔다.


자전거에 오른 지 이틀째 되던 날, 결국 도전을 포기하게 되었다.

부산 도착을 목표로 호기롭게 출발했지만, 비가 오는 바람에 대구에서 도전을 멈춰야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도전을 실패했음에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비록 부산까지 가겠다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길 위에서 만난 따뜻한 사람들 덕분이었다.

갈 곳 없던 나에게 침대를 내어주신 아버님과 젊음을 응원한다며 얼굴만 한 사과를 건네주신 어머님은 나에게 용기를 주셨다.


고장난 자전거를 가지고 길을 나서보니 카네기가 했던 말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최악의 날씨, 고장난 자전거, 부상 등 여러 핑계가 있었지만, 일단 떠나고 나니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은 사라졌다. 그리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덕분에 최악의 3박자를 극복하고 귀인을 만날 수 있었다.


잘 알지 못하는 미국이었지만, 일단 도전을 시작하고 나면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용기가 생겼다.

인터넷을 켜고 미국행 비행기 티켓을 알아보았다.





이전 02화 용기와 객기 사이에 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