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나 맞벌이가 보편화되면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어요. 그렇다고 맞벌이를 그만둘 수도 없어요. 삶이 팍팍해질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출산을 기피하고 출산율이 점점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부모들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때론 좌절하기도 합니다. 육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환경, 그리고 점점 커가는 아이에 대한 양육 부담 때문입니다.
출산하고 내 아이를 처음으로 안는 그 순간의 감동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나와 똑 닮은 아이와 함께라면 세상 그 어떤 어려움도 다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현실의 벽에 부딪힙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울어대는 아이, 시도 때도 없이 배고파하는 아이를 챙기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릅니다. 식시시간을 건너뛰기도 합니다.
몇 개월만이라도 육아휴직을 할 수 있다면 그 기간은 그나마 낫습니다. 몸은 힘들지만 내가 아이를 키워낼 수 있기 때문이지요.
휴직기간도 끝나고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가 본격적인 전쟁입니다. 말을 하기 시작하고 걷기 시작하면서 이것저것 만지기 시작합니다. '싫어'라는 말은 어디서 배웠는지 무슨 말만 하면 싫다고 합니다. 자기 의견이 관철되지 않으면 떼쓰고 드러눕습니다. 소리치는 것도 일상이 됩니다.
주던 음식을 고분고분 잘 먹던 아이가 음식투정을 하기 시작하고 간식만 먹으려 합니다. 숟가락을 빼앗아보기도 하고 간식을 치워보기도 하지만 마음이 약해집니다. 아이가 안쓰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소리치기 시작하고 '안 돼'라고 말하기 시작합니다. 언제 사고칠지 모르니 항상 불안하고 1분 1초가 전쟁입니다.
밤에 잠자는 아이를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듭니다. 내 아이에게 너무 과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그러나 다음날이 되면 똑같은 일상이 반복됩니다.
부모는 부모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지치고 힘들 일상이 이어집니다.
사실 아이는 변한 게 없습니다. 키만 크고 몸무게만 조금 늘었을 뿐입니다. 변한 건 온전히 부모의 마음입니다.
어렸을 때는 잘했다고 칭찬받았던 행동이 질책으로 돌아오기 시작합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매우 당황스럽고 난처할 거예요. 아이는 부모가 갑자기 변했다고 느끼게 될 겁니다.
아이가 걸음마 연습을 하고 있을 때를 생각해 보세요. 아이 스스로 한 발만 떼어도 부모가 박수 쳐주고 좋아해 줍니다. 그러나 아이가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하면서 돌아다니고 이것저것 만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소리치고 화를 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요? 아이를 부모 기준에 따라 맞추려 하기 때문입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모든 게 신기하고 궁긍합니다. 이것저것 해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부모에게 아이의 그런 행동은 달갑지 않아요. 사고 칠까 불안하고 뒷수습은 언제나 부모 몫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시간낭비에 불과합니다.
부모 입장이 아닌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 보세요. 부모 입장만을 강요하고 아이를 통제하려고 한다면 아이의 창의성과 호기심은 점점 줄어듭니다. 새로운 것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더 이상 궁금해하지도 않습니다. 주어진 현상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생각하려 하지 않습니다. 점점 소극적으로 변하갑니다.
시간이 흐르면 아이는 성장하고 부모는 늙어갑니다. 이때 아이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됩니다. 어렸을 때 부모가 했던 행동을 그대로 부모에게 합니다. 부모와 아이 사이의 관계는 점점 멀어집니다.
우리 아이가 이런 아이로 성장하길 원하시나요?
모든 건 커가는 과정 중 하나입니다. 아이는 이것저것 만지고 말썽 부리는 게 정상입니다. 잘 크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고요.
최근 들어 부쩍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많이 내는 분들이 계시다면, 아이 어릴 적 사진을 찾아보세요. 동영상을 보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그때의 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세요. 아이에 대한 짜증스러운 감정이 미안함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내 아이' 인건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지금 당장 아이를 안아주고 사랑한다 말해주세요. 그동안 미안했다고 이야기해 주세요. 아이와 함께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아가세요.
어린 시절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한 아이의 어린 시절을 부모와의 소중한 추억으로 가득 채워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