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밥 먹는 걸로 스트레스받는 부모님들 많이 계시죠? 저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제 아이 역시 밥을 잘 먹지 않습니다. 밥은 먹지 않으면서 간식만 찾곤 합니다.
소리도 질러보고 밥을 냅다 치워보기도 하고 배고프다고 할 때까지 밥을 안주기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소용없었어요. 다음부터 밥을 잘 먹겠다는 아이의 약속을 믿기도 하고, 밥을 치우고 아이에 대한 미안함으로 간식을 주기도 했습니다. 결국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었지요.
아이는 아이는 아이대로, 저는 저대로 스트레스만 받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차 싶더라고요. 아이의 건강을 위해 밥을 챙겨주는 건데 아이에게 스트레스만 준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더 중요한 건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자꾸 어긋나게 됩니다. 관계가 틀어지기는 쉬워도 다시 회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부무와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아이 스스로 밥을 잘 먹게 할 수 있을까요?
첫째, 간식 바꿔보기
아이들이 밥을 안 먹는 이유는 사실 간단합니다. 밥 말고도 먹을 게 너무 많기 때문이에요. 밥은 맛없고 간식은 맛있습니다. 간식을 많이 먹으니 배는 부르고 밥은 먹기 싫어집니다. 간식을 먹지 않았다면 간식을 먹기 위해 최대한 밥을 적게 먹으려 합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어른들과 똑같습니다. 어른들이 외식을 좋아하고,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라고 절대 다르지 않습니다.
밥 안 먹는다고 탓하기 전에 간식을 줄여야 합니다.
집에 있는 냉장고를 한 번 열어보세요. 과자, 빵, 아이스크림 등 간식들이 냉장고 안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을 텐데요. 간식을 먹을 생각이 없었던 아이도 냉장고 안을 보면 간식을 찾게 됩니다. 먹고 싶어 합니다.
냉장고를 비우세요. 과자와 빵 아이스크림을 치우고 그 자리를 우유나 견과류, 과일로 채워보세요. 처음에는 칭얼대고 짜증 낼 수도 있지만 아이도 결국 이 상황에 적응하게 될 거예요. 냉장고에 있는 건강한 간식을 먹게 됩니다. 간식이 지금까지 먹었던 자극적인 게 아니다 보니 배고프면 어쩔 수 없이 밥을 찾습니다.
사람이 제일 바꾸기 힘든 게 입맛이라고 하죠? 어렸을 때부터 자극적인 간식을 먹던 아이는 성인이 되어도 그런 간식을 찾게 됩니다. 체중은 불어나고 건강상태도 좋을 리 없습니다. 지금은 조금 힘들어도 아이를 위한다면 '간식 바꾸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둘째, 반찬 제한하기
그나마 아이가 밥을 먹을 때조차 제대로 먹지 않습니다. 편식하기 시작합니다. 좋아하는 반찬만 먹고 배가 차면 더 이상 먹지 않습니다.
아이 입장에서만 생각해 본다면 배가 부르니 먹지 않는 건 당연합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어떻게 행동하나요? 억지로 밥을 먹입니다.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따라다니면서 먹이기도 합니다.
아이 입장에서 더 이상 식사시간은 즐거운 시간이 아닙니다. 괴로울 뿐이에요. 음식을 즐기는 게 아니라 억지로 먹게 됩니다. 훗날 어른이 되어서도 좋지 못한 식습관을 갖게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럴 때는 먼저 반찬을 제한해 보세요. 아이가 먹을 양을 식판에 덜어주고 반찬과 밥을 함께 먹으라고 이야기해 주세요. 좋아하는 반찬만 다 먹고 더 달라고 하더라도 과감하게 제한해야 합니다. 밥을 어느 정도 먹으면 그때 주는 건 나쁘지 않습니다.
반찬도 돈가스, 소시지와 같은 가공식품보다는 고기나 생선, 채소를 활용해 만들어 주세요. 어렵게 생각할 거 없어요. 고기나 생선은 굽거나 찌면 되고, 채소는 썰거나 쪄서 밥에 넣어주면 됩니다. 그것마저도 아이가 거부한다면 곱게 갈아 채소가 들어있는지 모르게 하면 됩니다. 여기에 적절하게 양념을 해 준다면 더 잘 먹겠죠?
누구나 편한 걸 추구합니다. 그러나 편한 건 건강을 해친다는 걸 반드시 기억하세요. 몸은 조금 불편하더라도 아이의 건강을 챙기는 게 더 현명한 선택 아닐까요?
셋째, 비빔밥 만들어주기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비빔밥을 만들어 모든 재료를 섞어버리는 거예요. 밥과 반찬을 따로 챙겨 먹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밥과 반찬을 골구로 먹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이럴 땐 비빔밥이 좋은 선택입니다. 온갖 재료를 넣고 가볍게 양념해 준다면 아이도 맛있게 잘 먹게 됩니다. 저는 콩과 현미를 넣어 밥을 해서 채소를 넣고 김, 간장, 들기름을 넣어 줍니다. 시간이 된다면 고기나 생선을 추가해 주기도 합니다.
이 방법은 어렵지도 않으면서 영양소를 고루 챙겨 아이에게 밥을 먹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특히 바쁜 직장인들에게 좋은 선택지입니다. 우유에 콘프레이크를 말아 먹이거나 과자나 빵으로 한 끼 때우는 것보다 훨씬 좋은 선택지입니다.
또 다른 선택지는 카레나 짜장을 만들어주는 건데요. 야채가 듬뿍 들어가는 데다가 고기까지 추가되니 영양까지 챙길 수 있습니다. 마무리로 치즈를 가볍게 얹어주면 완성입니다.
아이에게 밥을 먹이는 건 아이를 위한 일이 되어야 합니다. 아이와 부모 누구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됩니다. 부모는 아이가 잘 먹고 잘 자랄 수 있도록 옆에서 지원해 주는 역할만 하면 됩니다.
밥을 잘 먹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영양소 가득한 음식을 제공해 주세요.
밥 먹는 걸 재족하지 말고 기다려주세요. 식사시간은 가족과 격 없이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가 성장해도 부모를 믿고 따르게 됩니다.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게 되고요.
지금까지 아이에게 밥 먹기를 강요했던 건 아이가 아닌 부모 만족을 위한 건 아닌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아이가 밥을 잘 먹으면 '부모로서 역할을 다 했다'라고 스스로 위로하고 자기만족하는 수단으로 생각했던 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