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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욕구조사 설문지 문항 도출 프롬프트

by 철봉조사러너
혹시나 해서 질문을 드리는 데 자신이 설문지를 만드는 걸 좋아하는 분?


아니면 다른 질문으로, 통계 프로그램을 돌리고 분석하는 걸 좋아하는 분은?


여기 그걸 좋아하는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 바로 나다... 누군가는 굉장히 이상하게 보이겠지만 나는 예전부터 이게 참 좋았다. 왜 좋은지는 모르겠다. 그런 거를 보면 세상의 모든 일은 다 소질이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남다른 나의 이상한 정신세계가 업무적인 장점으로 발휘되니 말이다. 물론 내가 전업 연구자는 아니기 때문에 즐겁게,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환경여건이 조성된 것도 원인일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복지 현장에서 이런 행위를 좋아하는 사람은 정말 극 소수라는 거다. 다만 안타깝게도 복지 현장에서는 필수적으로 욕구조사를 하고 설문지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일전부터 내가 계속 주장하듯이 이런 조사방법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절차와 체계를 통으로 전체 학습해야 하는 진입장벽이 있다. 이 말은 꼭 해야 하는데, 하기가 어려운 작업이라는 뜻이다. 그렇지만 힘들다고 안 할 수는 없으니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래서 바로, 최고의 설문지 제작 구성원을 영입해야 한다는 거다!


AI는 좋은 활용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전 글이 조사 설계와 문항 구조를 짜는 거였다면 이번 편은 구체적인 키워드를 넣은 프롬프트를 통해 설문지 문항을 뽑아내는 도출 방법을 설명하고자 한다.


AI를 잘 활용하는 전제 '명확한 질문, 키워드와 이론 제시, 사람이 결과물 확인'의 세 가지를 꼭 기억하기 바란다.


양적연구를 위한 서베이(Survey) 조사 설문지 문항을 만드는 게 너무 범위가 크기 때문에 크게 3가지로 구분하여 반복 실습하겠다. 다음과 같다.


1. 내가 조사하고 싶은 주제

2. 복지분야에서 일반적인 항목과 질문

3. 대상별 질문


대략 3개로 구분했지만, 이건 담당자가 원하는 대로 무궁무진하게 기획하고 활용 수 있다.


1. 내가 조사하고 싶은 주제

이건 내가 욕구조사 담당자로서 조사하고 싶은 주제를 정해서 넣어주면 된다. 예시로 우리 복지관이 내년에 20주년이 되기 때문에, 이 내용과 관련해서 이용자들에게 조사하고 싶은 문항을 알려달라고 하겠다.


먼저 첫 번째 질문이다.

내년에 우리 복지관이 개관 20주년이 되는 해야. 이를 기념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꼭 조사해야 할 항목과 질문의 예시를 5개만 제시해 줘.


흥미롭다! 정말 귀신같이 뽑아준다. 이걸 사람이 처음부터 논의한다고 한다면 최소 30분 이상이다. AI가 뽑아준 내용을 보고 우리는 의미를 담아 선택하면 된다. 1분도 안 걸린다. 시간을 정말 획기적으로 줄여 줄 수 있다.


두 번째 구체적인 질문이다. 결과물에서 2번(복지관이 내 삶에 준 영향)을 우리는 선택했고, 이를 구체적으로 물어봐서 문항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수렴적 욕구조사 모델(convergent needs assessment model)에 기반하여 제시한 '복지관이 내 삶에 준 영향'에 대한 문항을 보기를 포함하여 예시로 만들어줘. 5개는 빈도분석을 위한 명목척도로, 5개는 5점 리커트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 ~ 5=매우 그렇다)로 제시해 줘.



여기서는 상당히 여러 가지 키워드가 나온다. 하나씩 설명하면서 이 질문의 의미를 파악해 보자.


첫째는 수렴적 욕구조사 모델(convergent needs assessment model)이다. 이건 학계나 연구자들이 좋은 조사 연구를 위해 제시한 모델이다. 서비스의 제공자, 수혜자, 지역사회 등에 다양한 관점에서 욕구를 교차적으로 확인하고, 이를 중심으로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접근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정말 종합적인 지점을 검토한 문항 구성이 필요하다(전진호, 한상미, 2003).


이걸 다 감안해서 조사를 하라니... 매우 좋은 정설이긴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요원하고 불가능하다. 참고는 할 만 하지만 이걸 만약에 직원에게 시킨다면 나는 직장인 괴롭힘에 대한 오해를 받아 나의 커리어가 끝날 여지가 다분하다... 그러나, 우리의 AI는 과로와 괴롭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만큼 잘 판단하고 고려하라는 암시를 줄 수 있는 좋은 키워드이다.


둘째는 빈도분석(Frequency Analysis)과 명목척도(Nominal Scale)이다. 이건 조사방법론 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는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고 내 식대로 풀어서 현장 사회복지사의 관점에서 설명하겠다. 정석적인 설명은 AI가 나보다 훨씬 더 나을 테니 세부적인 건 검색하기 바란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 두 가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의 분석과 측정방식이다. 빈도는 개수와 비율을 중심으로 분석해서 보는 거고, 명목 척도는 겹치지 않는 보기들을 제시하여 묻는 질문이다. 가장 낮은 수준의 질문과 통계라고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무시하면 안 된다 가장 기본이 되기 때문에 필수적인 문항이며, 실제로 복지 현장이나 일반적인 질문에 있어서 가장 많이 활용된다.


셋째는 리커트 척도(Likert Scale)이다. 이는 사회, 심리,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특히 사회과학 연구에서는 태도, 의견, 감정, 인식 등 심리적인 특성을 측정하기 위해 활용되는 서열척도의 일종이다. 실제 리커트(Rensis Likert)라는 사람이 만들었으며, 매우 흔하게 사용된다. 특히 논문을 쓴다면 양적 연구에서는 거의 필수이다.


척도라는 것이 명목이던, 서열이던, 그 보다 높은 측정에 일환이라고도 할 수 있는 등간, 비율척도는 숫자로서 대상을 측정하는 도구를 말한다. 하지만 복지 현장에서는 서열척도 이상의 수준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단순 명목 척도를 활용한, 빈도 교차 분석의 수준에 머무른다. 하지만 그러면 안 된다.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분야인 사회과학이라면 모름지기 리커트 척도로 대표되는 서열척도의 활용이 필수이다. 그래야 차원이 높은 연구와 분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제 AI가 준 내용을 사람들이 선택하고 수정하면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AI는 최종본을 주는 녀석이 아니다. 우리 사람의 주체성과 판단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자.




2. 복지 분야에서 일반적인 항목과 질문

두 번째는 복지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이다. 방식은 같다. (' ') 이 따옴표 안에 들어갈 키워드를 넣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걸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자체를 물어봐도 좋고, '지역의 트렌드', '공동체', '지역사회 돌봄 통합' 등 시 정책이나 복지 분야에서 강조하는 내용을 넣으면 된다.


위 1번처럼 두 질문으로 나눠도 되고, 바로 한 문장으로 질문해도 된다.

그냥 한 문장으로 통합해서 바로 물어보겠다.

지역의 트렌드에 관한 해서 '광명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에 대한 질문이다.


수렴적 욕구조사 모델(convergent needs assessment model)에 기반하여 제시한 '광명시는 어떤 역할을 강화해야 할까?'에 대한 문항을 보기를 포함하여 예시로 만들어줘. 5개는 빈도분석을 위한 명목척도로, 5개는 5점 리커트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 ~ 5=매우 그렇다)로 제시해 줘.


질문의 답변이 좋으면 많은 부분을 선정해서 쓰면 되고, 별로면 다시 물어보면 된다.



3. 대상별 질문

다음은 대상별 질문의 예시이다. 아무래도 복지는 인간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활동이다. 그에 따라 생애 주기에 따른 연령별 대상(아동, 청년, 어르신) 혹은 특정 욕구를 가진 당사자(저소득, 한부모, 장애인 등)로 규정하여 질문하면 좋다.


아래 질문 예시는 생애 주기에 따른 '어르신'에 대한 복지 프로그램 욕구를 묻는 질문의 예시이다.




이처럼 다양한 질문에도 AI는 척척 답변을 해준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당연히 엉성한 지점이 있다. 특히 잘 아는 내가 봤을 땐, 매우 단편적으로 단순하거나, 문항 간의 배타성이 부족하여 겹치던지, 포괄성이 미치지 못해 중요한 게 생략된 경향도 보인다. 하지만 초안의 아이디어를 얻는 데는 매우 훌륭한 방법이다.


자신이 연구 조사 설계의 경험이 많거나, 자신만의 방법적인 노하우가 많은 욕구조사의 전문가라면 AI의 도움은 제한적 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사회복지사들은 이 인공지능의 활용은 매우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의 시작이 되는 기준점을 잡아주는 건 일의 수행에 있어 절대적인 긍정적 요인이다.


꼭 AI를 활용해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업무적인 도움을 받기 바란다.


지금까지는 욕구조사 설문지에서 이 가운데를 채우는 과정이었습니다.


이상으로 내가 좋아하는 '양적 조사'의 '설문지'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봤다.

다음 화는 질적 연구이다. 사실 이게 더 재미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복지 연구의 본질에 대한 생각도 갖게 해 준다.


우리는 계속해서 AI에게 다음 질문을 물어볼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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