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언제 써야 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하고 싶다.
어떤 전문가라도 이 질문에 확실한 '정답'을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나도 그렇다. 물론 '다' 같은 허무한 답변을 하려는 것도 아니다. 우선 나는 AI 사용에 있어서 꽤 보수적인 편이다. 돈을 내고 쓰는 것조차 아깝다고 생각하는 주의다...
그래도 어쨌든 남들은 다 쓰는데, 나만 안 쓰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나는 AI를 이길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이제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럼 현재 시점에서는 어느 정도의 사용 수준이 가장 최적일까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매년 발행되는 트렌드 관련 도서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트렌드 코리아 2025>와 인공 지능 활용 관련 대표 도서라고 할 수 있는 <AI 2026 트렌드&활용백과>에서는 둘 다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의 개념이 나온다. AI를 도구의 개념으로 활용하고, 의사결정에 있어서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인간의 판단이 개입하는 거다. AI에 끌려다니는 게 아닌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상호작용을 일컫는다.
어떤 과업을 하는 과정에서 AI를 너무 쓰다 보면 결과물은 그럭저럭 나오는 데 나의 전문성은 오히려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사실 모든 AI 활용 도서나 인공지능을 긍정적으로 말하는 책에서 조차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AI를 쓴다면 전문성과 결과물을 같이 올릴 수 있지만,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쓰는 AI는 더욱 의존적으로 만들어 장기적으로는 모든 일의 약화를 초래한다. '잘하는 사람이 잘 써야 하는 게' 인공지능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일반적으로 AI를 시작 부분에서 많이 쓴다고 생각하지만, 앞보다는 뒤에 쓰는 편이 더 자신이 가진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결과물의 성과를 높일 수 있다. AI를 작업 초반에 활용함은 아이디어 구상과 초안 작성 시 유리하다. 빠른 시작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확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독창성을 저해하고 일명, GIGO(Garbage In, Garbage Out), 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오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독창성을 저해하기 때문에, 자신의 순수한 역량 개발은 효과를 보기 어렵다.
AI를 작업의 마무리에 활용하면 이런 문제를 상당히 보완할 수 있다. 결과물을 다듬고 검토하여 최적화할 수 있다. 객관적인 AI의 피드백을 통해 품질 향상과 오류를 감소시키며, 객관적인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오히려 나의 전문성으로 만든 작업을 더욱 고급화시켜 줄 수 있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AI를 앞과 뒤에 적절히 사용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AI를 초반에만 활용하고 뒤에 쓰지 않는 건 오히려 학습효과적인 측면에서 좋지 않은 습관일 수 있다.
욕구조사로 대입해서 보자면, 초반의 AI 활용은 욕구조사의 올해 방향과 콘셉트, 설문지를 제작할 시에 활용될 수 있겠으나 그 결과물을 그대로 쓸 수 없기에 엄청난 수작업과 논의로 수정작업이 들어간다.
후반의 AI 활용은 통계의 분석 및 검토, 결론 및 제언의 작성 및 논리 정합도 확인, 보고서 전반의 오류 확인 및 더 나은 발전을 위한 피드백 등 무궁무진한 활용이 가능하다. 이를 토대로 보완하고 공부함으로써 더욱 자신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
꼭 AI에게 피드백을 받아보자. 특히 연구와 같은 전문적인 분야는 누군가에게 자문을 얻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제는 인공지능이 이 역할을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지점은 꼭 복지 욕구조사에만 해당하는 게 아닌 모든 업무나 전문적인 작업에서 활용이 가능할 거로 보인다. 하지만 당연히 결과물에 대한 최종 책임은 사람에게 있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AI는 앞보다는 꼭 '뒤'에 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