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철봉조사 이상은 Mar 19. 2024

야... 너 정말 완전 깡패구나!

깡패는 사실 다른 뜻이 있다.

우리 둘째를 보면 드는 생각이다.


와! 야... 너 정말 완전 깡패구나!


깡패는 사실 다른 뜻이 있다.

우리가 아는 '폭력을 쓰면서 행패를 무리는 무리' 말고의 뜻이다. 흔히들 인터넷이나 평소에 쓰고 있다.


깡패(깡牌): 외모나 능력 따위가 매우 출중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국립국어원)

예시로는 음색깡패, 외모깡패 등 등...



 인생에서 가장 큰 감동으로 첫째를 낳았을 때가 생각이 난다. 진짜 내 아들이구나, 감동의 눈물이 났다. 진심으로 아이의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그런데 반전은 둘째는... 아무래도 두 번째 겪는 지점이 있지만, 좀 첫째에 비해 감동은 덜했고, 심지어 약간 어벙한 느낌까지 들었다.


 "얘가 제 아들이 맞나요?" 

 외모가 우리 부부와 사뭇 달랐다. 일단 눈이 너무 크고 또렷한 것이, 전혀 우리와 잘 매칭이 되지 않았다. 혹시 간호사 선생님께서 우리 애가 아닌 다른 집 아이를 들어서 보여준 것이 아닐까 의심을 해버렸다... 근데 다행히 맞다더라...


 둘째들이 일반적으로 첫째와 비슷하겠지만, 우리 아이는 좀 다른 면이 있다. 일단 우리 첫째 아들은 양가 부모님 일가친척 모두 너무 잘생겼다고 이야기하신다. 뭐 당연히 '팔불출'이 반영이 되었다는 것을 알기에 외모가 특출나기보단 어느 정도 무난한 수준이라는 것을 우리 부부는 모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첫째가 너무 예쁜 마음에 엔터테인먼트의 아기 모델 등록까지 했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아이가 그렇듯 영유아 때는 얼굴이 영글어 가는 과정에서 외모가 갑자기 이상해질 때가 있다. 첫째도 예외는 아니었고, 분명히 '안 예쁜'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둘째는 전혀 그런 외모의 '침체기'가 현재까지는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더욱더 완벽해지는 외모에 우리 부부는 현실감각을 잃어버렸다.


 크면 클수록 이 둘째 아이는 깡패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어디를 가나 인기를 독차지한다. 안타까운 사실은... 우리 둘째와 다른 아이가 함께 나란히 있으면 외모가... 그만, 친구 아이에게는 굴욕을 안겨버린다... 얼굴 몰아주기가 아니라, 뺏어가기이다... 심지어 상대아이에게 미안함을 줄 정도로 어른들의 관심을 독차지하기까지 한다. 깡패라서 미안해...


 대놓고 잘난 척이냐 싶겠지만, 사실은 부담이 다소 된다. 되기 어려운 유전자 복권에 당첨된 둘째 아이가 혹여나 외모에 우쭐해져서 노력을 안 하거나 이상한 헛바람이 들지 않을까 싶다. 혹여나 너무 주변이 오냐오냐 해주고 관심을 줘서 거만하고 겸손하지 못한 아이가 될까 우려도 된다.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보다는, 부족함이 있어도 '어제보다 나은 나'를 향해 가는 바른 사람이 더 훌륭하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혹여나 잘생긴 외모를 믿고 노력을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싫지만은 않지만, 마냥 좋지는 않다.


 그래도 둘째 아들의 비주얼을 바라보면서 너무 행복이 느껴짐은 어쩔 수 없다. 나도 저런 얼굴로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상상도 해 본다. 부디 아빠처럼 역변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부디 깡패보다는, 바른 사람이 되어줄 거라고 믿어, 동버*야.


*둘째 아들의 별명입니다.


집에서 부딪쳐서 멍이 든 아들의 사진을 어린이집에서 보내와서 급 생각나 써진 글입니다.


아들의 옛날 사진, 부디 역변 금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