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 없는 만화의 음모론? 아니, 이유와 반론을 제기해 본다!
왜 글씨가 저 모양이야?
아이와 방송에서 하는 만화를 보다가 아내에게 물어봤다.
"모르지, 원래 저렇더라고."
원래 저랬다지만 상당히 거슬렸다. 한글은 당연히 아니고, 영어야, 중국어야, 일본어야... 아내와 토론해 볼 결과 아마도 '제작비 문제'가 아니었을까로 결론짓고 마무리되었다. 어쨌든 계속 거슬렸다.
하필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만화들마다 그런 것이다. 미니특공대, 헬로카봇, 고고다이노... 볼 때마다 기분이 나빴다. 우리나라의 한글이 얼마나 우수한가? 그리고 커가는 아이들이 때리고, 싸우는 만화를 보는 것도 기분이 썩 좋지 않은데... 한글이라도 노출시켜서 호기심을 갖게 해야 할 판국에 듣도 보도 못한 문자라니... 정말 기분이 너무 나쁘다.
평소에 잘 안 이러는(?) 내가 이렇게 핏대를 세우는 이유가 있다. 사실 우리 첫째는 말이 좀 느렸었다. 일반적인 아이 같으면 벌써 말했을 시기에 우리 아들은 발화가 되지 않았다. 영유아건강검진 시 하위 0%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때, 참 아이 엄마가 노력을 많이 했다. 그래서 지금은 고차원의 어휘를 넣어가며 말을 잘하는 우리 첫째를 보면, 그때의 걱정이 참 아련하게 기억된다. 아이의 속도를 믿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구나도 느끼면서... 이런 과정을 겪은 나는 아이들의 언어와 한글 공부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 만화에 한글을 안 넣을까? 지인들 혹은 인터넷에도 명확한 답을 찾을 수가 없어, 내가 생각하는 음모론? 혹은 이유를 추정해, 반론을 제기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아마 해외 공동작업 문제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단독으로 만들지 않거나, 저작권 문제가 있을 때 어쩔 수 없이 언어 논란을 피하기 위해 제3의 외계어(?)를 썼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말이 안 되는 게, 크게 이런 상황들이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뭐 한글을 쓰는 게 뭐가 분쟁의 문제나 될까? 추후에 한글로 바꾸는 것이 무엇이 그렇게 어려울까?
둘째는 해외 판매를 사전에 염두에 두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한글로 써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류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 같은데 말이다. 이로 인한 추가적인 제작비 문제정도는 될 수 있는데, 요즘 같은 시대에 다른 언어로 바꾸는 게 어려운 일일까? 그쪽 분야 전문가는 아니지만 어렵지 않다고 본다. 순전히 의지의 문제일 뿐이다.
셋째는 이건 진짜 음모론 수준이지만... 아무래도 저런 외계어를 쓰는 만화들은 내가 본 것은 다 로봇과 관련이 있는 만화라는 점이다. 로봇 외 다양한 관련 용품의 판매가 당연히 아이들에게 이루어지고 있다. 한글 공부에 관심을 가져 아이들이 로봇을 안사면 안되니까...? 일부로 외계어를 써서, 로봇에 집중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즉 장사를 위해서?라는 신박한 생각을 해본다. 어쨌든 위 세 가지 이유 모두 다 나의 개인적인 추정에 의한 주장임을 밝힌다. 혹여나 관계자 분들께서 불편함이 있다면 사과드린다.
물론 좋은 사례도 있다. 우리 첫째가 현재 한글을 잘 알고 관심을 갖게 된 만화로는 EBS 한글용사 아이야가 있다. 한글을 지키는 아이야 용사들이 나와 자음과 모음 한글을 가르쳐 준다. 연기하는 배우분들도 진심을 다 해 연기를 해주셔서 나 조차도 볼 때 참 재미가 있다. 너무 감사한 방송이다. 그 외에도 마카 앤 로니, 브래드이발소 등은 바른 한글을 넣어줘서 너무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만화이다.
너무 감정을 담아 쓴 것 같아 죄송하지만,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이다.
혹여나, 내가 모르는 '저 모양'의 글씨를 쓰는 피치 못한 이유가 있다면 누구든 알려주신다면 더욱 감사할 듯하다.
하지만 한글의 중요성보다 앞서는 이유는 없을 거라고 다시 한번 주장하고 싶다.
한글 만세! 대한민국 만세다!
어쨌든 그런데, 나만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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