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나의 곁에 가장 오래 함께하는 사람. 한 때 무척이나 사랑했던 한 남자를 꼭 빼닮은 작은 남자.
그 남자는 여자인 나보다도 사랑표현에 더 적극적이다. 어쩌다가 눈이라도 마주치면 혹여 내 눈빛이 아쉽게 스쳐 지나갈까 손가락으로 하트를 그려주고 눈웃음을 치며 방긋 웃어 보여준다. 양쪽 볼에 완벽한 대칭으로 쏙 파여 들어간 보조개는 작은 남자의 애교에 사랑스러운 느낌표를 두 번 찍고 사라진다. !!
남자는 내가 힘들어하거나 지쳐있을 때 몰래 쪽지를 써서 건넨다. 때로는 대뜸 사랑한다는 표현, 때로는 앞으로 더 사랑할 것이라는 다짐, 때로는 자신의 사랑의 크기를 알고 있느냐는 확인, 때로는 ‘당신이 최고’라는 응원.
작은 남자는 저녁 걱정을 하는 나에게 지금 제일 쉽게 할 수 있는 음식이 뭐냐고 물어준다. 무엇이든 맛있을 테니 만들기 제일 쉬운 것으로 고르자는 이 남자. 10년밖에 안된 이 작은 남자의 사랑은 40년을 넘게 산 나의 사랑보다 어쩌면 더 거대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했던가. 부모의 사랑은 한없이 주는 것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난 오늘 얼굴 가득 느낌표를 담고 있는 아들의 사랑을 받음으로 그 누구보다도 행복하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우리 둘째. 엄마의 사랑을 자꾸 확인하지 마. 지금 이 순간 엄마에게 가장 따스하고 든든한 사람은 바로 너니까. 엄마의 곁을 떠나 보석처럼 반짝일 때까지 엄마가 최고로 사랑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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