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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bra윤희 Apr 29. 2024

외로움은 묻어두고 가는 것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은 아니다. 지금까지 나 자신과 잘 타협하고 화해하며 살아온 것 같다. 성격이 소심한 편이라 타인과의 시간이 편하지만은 않다. 그렇다 보니 홀로 있는 시간을 즐기게 되었고 내 안의 나와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어야 삶이 정리되는 편이다. 오히려 외부행사가 연달아 며칠 있게 되어 타인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정신이 어수선해진다.  


 그럼에도 가끔은 외롭다고 느낀다. 내가 짊어져야 하는 삶의 무게가 느껴질 때, 애써 쿨한 척했던 마음들이 터져 나오는 날이 있다. 그럴 때는 그냥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행한다. 일기를 쓰기도 하고, 영화는 혼자 보고 오기도 하고, 걷기도 하고, 우울한 노래를 끝없이 듣기도 한다. 결국 누군가를 만나서 내 맘을 털어놓지는 못 한다. 마지막 위로는 스스로가 나에게 던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토닥여주고, 다들 그렇게 산다고 납득시키고, 이게 다 성장의 밑거름이 될 거라 스스로를 위로한다. 결국 외로움은 극복한다기보다는 그렇게 다시 고개 들지 못하게 곱게 묻어 두고 앞으로 나아나는 것일 뿐이란 생각이 든다. 


 요즘은 외로울 틈이 없다.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서 자판을 두드리다가 아이들 챙겨주고 잠깐 음악 듣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기를 반복면 하루가 다 가는 느낌이다. 북스타그램의 인친들과 이런저런 수다를 나누다 보면 ‘내가 정말 타인과의 대화를 꺼려했던가’하는 의문도 드는 요즘이다. 외로움을 극복하는 법은 어쩌면 외로울 틈을 주지 않는 것일까. 외로울 틈 없이 나를 바쁜 환경에 던져보자. 좀 외롭고 싶다고 아우성이 터질지도 모를 일이다.


인스타그램 @nousand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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