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편지
고단한 날이 참 많았어.
마음의 무게 때문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던 날들도 있었지.
워낙 서툴고 부족한 아빠이다 보니, 자주 비틀거렸던 것도 사실이야.
그래도
힘에 겨운 순간마다 아빠는 너희를 바라보며, 삶의 의미를 다시 되찾곤 했어.
내일을 버틸 수 있게 해 준 힘, 그 모든 것은 바로 너희였지.
대지를 달구는 뜨거운 아프리카 태양 아래에서도,
단단하게,
해맑은 웃음과 함께 자라난 너희를 보며 아빠는 매일 고마움을 느끼고 있어.
너희들에게 많이 부족했고,
희망과 절망, 그 사이를 아슬아슬 걸어오게 한 것 같아 미안하고,
들꽃처럼 제대로 돌봐주지도 못했는데, 어느새 굳건한 나무로 자라고 있는 너희를 보니 참 감사해.
물론 앞으로 살아가다 보면,
잘 풀리지 않는 날들이 찾아올 수도 있어.
했던 노력에 비해 결과가 초라해 보일 때도 있을 테고,
고생한 만큼 인정받지 못해 마음이 상할 날도 있을 거야.
하지만
잘하려고 애쓴 그 마음만으로도 너희가 걷는 길은 이미 충분히 의미 있는 길이고,
하루하루 성실히 쌓아온 발걸음들은 결코 헛되지 않을 거라 확신해.
고되고 지친 시간을 잘 견뎌낸 너희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라보며 응원해 주는 존재가 있다는 걸 잊지 말아 줘.
고개를 당당히 들고! 너희만의 길을 용기 있게 걸어가면 돼!
잘될 거야.
할 수 있어, 세상의 속도와 틀에 너희를 욱여넣고 비교하지 마.
거북이처럼 느려도 괜찮아.
야생화처럼 오히려 자유롭게 피어나는 너희들이 되기를 바래.
희미한 빛이라도 끝까지 붙들고 나아가면,
망설이고 주저하는 순간들이 온다 할지라도 결국 꽃은 피어나듯,
을씨년스러운 계절이 찾아와도
놓아버리고 싶은 유혹이 스며들어도
치열하게 살아온 아프리카에서의 삶을 깊이 기억해 봐.
지금까지 너희는 정말 잘해왔으니까, 앞으로도
마음껏 힘차게 꽃 피우며 달려가길 아빠가 응원하고 있어.
너희는 결코 혼자가 아니야,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을 때도,
가끔 외롭고 힘들다 해도,
자신을 믿지 못할 순간이 와도,
랑랑 하게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 좋겠어.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도 좋아. 너흰 그럴 자격이 있어.
러브 유! 아이 러브 유! 정말 사랑해.
워~우, 이건 아니야? 창피해? 하하..;;
어쨌든
아빠가 조금 먼저 살아보니,
빠르지 않아도 괜찮더라고,
가는 방향이 옳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거야.
너희 가슴 깊이 새겨진 참되고 소중한 가치를 굳게 붙잡고 걸어가.
희망을 놓치지 말고.
를(늘) 언제든 너희가 고개를 돌려 뒤 돌아보면 아빠는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을 거야.
응! 그래, 언제나처럼 말이야.
원할 때면 언제든 아빠 품으로 와서 마음껏 쉬어가도 돼.
해가 들어 너희 눈이 부시다면, 아빠가 그늘이 되어 가려줄게.
아빠가 마지막으로 이것만 말할게
사랑한다는 평범하고 뻔한 말을
랑(낭)만 소설의 주인공처럼 멋스럽고 우아하게 표현하고 싶지만,
한참을 고민하고 또 고민해도 너희를 향한 이 깊은 사랑의 감정을
다 담아낼 완벽한 말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아.
내가 평생 쌓아온 언어의 사전엔 등록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달까?.. 뭐.
아무렴 어때.
이 서툰 아빠의 편지로는 도저히 다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을
야무지고 영리한 너희가 고스란히 알아주리라 믿어.
힘들고 지친 순간마다 이 편지를 꺼내어 읽으며 기억해 주면 좋겠어.
을~매나 아빠가 너희를 사랑하는지를.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내 전부를 기꺼이 내어줄 만큼 깊이 사랑한다는 것을.
사랑해
랑랑~
해~~앵복하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