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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그래도 휴먼

by 검마사

일반적으로 나이를 먹은 사람은 그동안 쌓인 경험 덕분에 신중해지고 젊은 사람은 아직 사회를 제대로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혈기가 넘친다고 생각해 왔다. 블로거 Y는 이러한 선입견을 여지없이 박살 낸 인물이었다. 그의 블로그 프사는 한동안 외국 사람 사진으로 대체되어 있었다. 빛바랜 프사의 주인공은 세계적인 성공학 연구자인 나폴레온 힐이었다. 블로그에 포스팅된 글도 제법 연식이 느껴지는 묵직한 느낌의 글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었다.


프사나 올린 글의 느낌만 봐서는 적어도 40대 이상의 자기 계발 작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처음 오프에서 만났을 때 충격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피부가 뽀샤시한 젊은 청년이 만남 장소에 나온 탓이다. 그는 대학생이었다. 그 젊은 나이에 이처럼 깊이 있는 글을 쓴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잠시 내가 그 나이 때 어떤 생각과 행동을 했는지 돌이켜 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친구는 인생 2회 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사회적 경험은 크게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수많은 책을 읽을 읽으며 정보를 얻은 그는 2년이 지나기도 전에 팔로워를 20만에 가깝게 쌓아 올렸다. 인스타그램과 X에서 받는 보너스는 그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뻔한 길을 가는 것 대신 그는 인플루언서의 길을 택하게 된다. 더불어 종이책 작가로서 데뷔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의 능력을 알아본 출판사에서 종이책 출간 제의를 해온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X와 스레드에서는 익숙한 이름의 유명인들이 그에게 팔로워를 신청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미 유명인이 된 것이다. 나이에 맞지 않는 현명함에 젊음의 열정이 더해진 그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밤을 새도 멀쩡한 그의 체력이 부러워질 정도다.


하루가 멀다 하고 쑥쑥 성장하는 그의 행보를 보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낀다. 앞으로 그의 성장이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가장 부러운 것이 나이다. 몇 번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다시 시작하기에 어려움이 없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내년 초에 나올 그의 첫 종이책이 기대된다. 그의 밝은 미래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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