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휴먼
현재 내 블로그 이웃은 1만 명이 넘는다. 하루에도 몇 백 명씩 찾아오는 블로그로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이야 글 조회수도 세 자리로 나오고 공감도 몇 백개를 넘어가고 있지만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이렇지 못했다. 이웃수 10명 그나마도 유령 블로거들이었다. 공감은 10개를 넘지 못했으며 조회수도 10이 되지 않았다. 그야말로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포스팅에 재미를 붙이기가 힘들었다. 어쩌다 달리는 댓글은 죄다 광고 댓글이었다. 그래도 어렵게 시작한 블로그였기 때문에 당장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다. 어떻게는 유지를 해야 했다. 비록 공감이 적더라도 글을 계속해서 올려야만 했다. 글조차 올리지 않으면 유령 블로그 중에 하나가 되어 버렸을 테니 말이다.
1일 1 포스팅을 시작한 지 2주가 지났을 때였다. 내 게시물에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여전히 광고글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댓글이 있었다. 블로거 S와의 인연이 시작된 순간이다. S는 잦은 해외 출장과 육아를 하면서도 꾸준히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대단한 이웃이다. 그런 그가 내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내가 글을 올리면 S의 댓글이 달렸다. 단순히 안부만 묻는 댓글이 아니었다. 내 포스팅의 내용을 보고 자신의 생각을 길게 달아줬다.
솔직히 감동이었다. 내 글에 드디어 팬이 생긴 것이다. S의 글은 진중하면서도 인사이트를 제공해 주는 글이었다. 글감을 찾기 힘들 때면 그의 블로그에 올려진 글을 읽어보며 힌트를 찾을 수도 있었다. 서로 댓글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글감 찾기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S가 등장한 것을 신호로 이웃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따로 이야기를 나누는 이웃들이 많이 늘어났다. 그래도 첫 소통을 잊을 수는 없다. 아무것도 없던 내게 구원을 손길을 내밀어 준 S였다. 만약에 그가 관심을 주지 않았다면 30일을 채우기도 전에 블로그를 그만뒀을 수도 있다. 이후에 줄줄이 이어진 감동의 순간도 없었을 것이다.
누군가가 내 글을 읽어주고 응원을 보내주면 큰 힘이 된다. 지금은 나도 이웃들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금처럼 이웃들이 글을 읽어주고 응원을 보내준다면 포기할 일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