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휴먼
최근에 에세이를 출간한 작가 C는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토록 힘든 고난과 역경이 그녀를 막아서고 있었음을 알지 못했다. 모임에서는 항상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응원해 줬던 그녀였기에 평탄한 삶을 살아왔겠거니 하고 지레짐작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미모는 고난과 역경을 슬기롭게 이겨낸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였다는 것이 이제는 알 수 있다.
그녀가 처음 책을 쓴다고 했을 때 금방 나올지 알았다. 실제로 2장까지는 금방 써 내려갔다. 하지만 장이 거듭될수록 진도를 나가기가 어렵다고 했다. 아마도 그것은 과거의 괴로웠던 상처를 끄집어내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해냈다. 그녀가 책을 출간하고 북 콘서트를 하는 날, 기적을 경험할 수 있었다. 책의 주인공은 그녀와 그녀의 가족이었다. 어린 나이에 병마를 이겨내고 이쁘게 자란 주인공을 보며 다들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겉으로든 마음속으로든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북 콘서트 2부 순서에서 다들 그동안 마음속에 갈무리되어 있던 상처를 조금씩 꺼내기 시작했다. 마음의 상처를 남들에게 말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할 수 있는 말이 있고 없는 말이 있다.
그날은 모두가 하나가 된 날이었다. 자신의 상처를 이야기하고 모두의 응원을 받으며 조금씩 상처가 봉합되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물론 완벽하게 과거의 상처가 치유된 것은 아니다. 그래도 본인의 입으로 남들 앞에서 이야기한 것만으로도 굉장한 성장을 해낸 것이라 믿는다. 어렵게 내디딘 한 걸음이 모두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날 그 자리에 있었던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것이 바로 글의 힘이 아닐까? 진심을 담은 책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글로 쓴다고 말로 한다고 해서 모든 상처가 치유될 수는 없다. 우리는 과거의 아픔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야 한다.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것은 혼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를 응원해 주는 가족과 친구 그리고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기에 우리는 살아갈 수 있다.
C와 그녀의 가족들의 앞날에 밝은 미래가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설령 힘든 일이 있더라도 슬기롭게 이겨낼 것이다. 고난은 사람을 강하게 만들어 준다. 그녀는 강한 사람이다. 웬만한 비바람에는 꺾이지 않을 것이다. 바람을 타고 훨훨 날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