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진 Dec 12. 2023

어서와, 삼둥이는 처음이지?

5주 0일.

초음파를 보던 의사의 손이 바빠진다. 이리저리 돌려 보더니 어디론가 급하게 전화를 건다.


“나진님 2개 이식한 것 맞지?”


이때까지도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아기집이 3개 생겼단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하나가 분열해서 쌍둥이가 되었어요. 그래서 최종적으로 쌍둥이가 되었어요.”


순간, 정말이지 술 취한 사람처럼 천장이 빙빙 돌아갔다. 내가 지금 듣고 있는 이 말이 무슨 말이지? 꿈이라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수정란 2개를 이식해서 3개가 되는 일은 들어본 적도 없고, 세쌍둥이를 임신하는 것은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이 세상에 세쌍둥이는 티비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대한민국만세만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세쌍둥이를...?


수정란 하나가 초기 분열하여 아기집을 따로 쓰는 일란성쌍둥이가 되었다고 했다. 일란성쌍둥이 둘에 이란성쌍둥이 하나, 이렇게 세쌍둥이를 임신하게 되었다. 세쌍둥이부터는 고위험이라 선유(선택적 유산)를 해야 한다고 했다. 보통 8주 안에 알아서 정리되는 경우(도태 또는 소실)도 많으니 그렇게 되면 다행이고 아니면 엄마가 결정해야 한단다. 남편과 잘 상의하고 다음 주에 오라고 했다.


혼란스러웠다. 너무 무서웠다. 집에 돌아온 후 인터넷 임신출산육아 카페에 글을 올렸다. 세쌍둥이를 낳아본 사람을 한 명만이라도 만날 수 있길 바랐다. 잠시 후 나는 삼둥이 카톡방에 초대받았다. 내가 몰랐을 뿐 세쌍둥이 임산모는 의외로 많았고, 세쌍둥이를 이미 낳아 기르고 있는 사람들은 더 많았다.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큰 깨달음을 얻고 많은 위로를 받았다. 를 찾아와 준 고마운  아이들 다 낳기로 결정했다. 알콩이 달콩이에 콩콩이를 더해 삼둥이 태명을 완성했다.

알콩이 달콩이 콩콩이의 집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건강하게 잘 낳는 것도 문제지만 키우는 것도 문제었다. 세쌍둥이를 낳아도 주변에 같이 봐줄 사람이 없었다. 시댁과 친정은 다 부산이고 양쪽 다 올라와 봐주실 상황이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 부부가 돈이 많아 사람을 여유롭게 쓸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아기 한 명만 낳아 키우는 것도 힘든데, 동시에 나 혼자 셋을 봐야 한다. 애 한번 키워본 적 없는 내가 그게 가능한가...?

하지만 이것저것 따지며 고민한다고 달라질 건 없었다.


'셋을 다 낳기로 결정했잖아. 그럼 됐어. 뒷 일은 뒤에 생각해.'


원래 내 인생에 잘 없던 파워 긍정의 힘이 어디에선가 나왔다.


'어떻게든 되겠지. 잘할 수 있을 거야.'


그때부터 고민한다고 달라질  없는 건 내 머릿속에서 지우기로 했다. 미리 준비하고 대비할 수 있는 것만 생각고 준비하기로 했다.




막간 상식


•세 쌍둥이 임신은 보통 몇 주에 알 수 있나

저는 일란성쌍둥이가 빨리 분열을 하고, 셋이 거의 동시에 착상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5주 0일에 바로 아 3개가 보였습니다. 시간차를 두고 착상을 하는 경우에는 처음에는 세쌍둥이인 걸 모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5주에는 아기 한 명, 6주에 갔더니 두 명, 7주에 세 명의 아기를 확인하게 된 케이스도 많습니다. 은 처음엔 쌍둥이만 보였다가 다음 주에 갔을 때 뿅 하고 나머지 한 명이 더 보이는 경우도 습니다. 보통 5주~8주 사이에 알게 됩니다.


쌍둥이는 실제로 얼마나 있나요?

우리 아이들은 2021년에 태어났습니다. 21년 태어난 세 쌍둥이 이상 아이 500 정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국내). 보통 1년에 세쌍둥이 160 가정 이상, 네쌍둥이 1~2 가정이 태어납니다. 21년도에는 특별하게 다섯쌍둥이도 탄생했죠. 갈수록 다태아 출산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래서 그 수도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쌍둥이는 모두 시험관으로 생기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시험관으로 생긴 케이스가 제일 많은 것은 사실이나, 인공수정으로 생긴 아이들도 있고, 자연임신으로 세쌍둥이가 생기는 케이스도  많이 있니다.

이전 02화 시험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