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끝자락

2026년 3월 31일

by HWP

3월의 마지막 날이다. 달력 위 숫자는 분명 봄을 가리키고 있는데, 창문을 열면 여전히 공기에는 겨울의 결이 묻어 있다. 아침과 저녁은 특히 그렇다. 얇아진 외투를 다시 여미게 만드는 찬 기운, 그리고 아직 완전히 열리지 못한 벚꽃 봉오리들. 올해의 봄은 조금 더디다. 마치 무언가를 망설이듯,.. 끝까지 아끼듯...

올해부터는 ‘대운이 들어온다’는 말을 듣고 묘하게 마음이 부풀어 힘들었던 지난 몇 년의 어려움이 잊히는 것 같았다. 기다림에도 이유가 생기고, 작은 변화에도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그런 기대감... 그래서였을까? 1월과 2월, 그리고 3월까지 몇 번이나 ‘이건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순간들이 있었다. 새로운 제안이 들어오고, 오랜 고민이 풀릴 듯 보이고, 사람과의 인연이 이어질 듯하다가도—마지막 문턱에서 늘 조용히 어긋났다.

마치 거의 피어난 벚꽃이, 마지막 한 겹을 남겨두고 멈춰 서 있는 것처럼...

이상하게도 그럴 때마다 실망은 쌓이고 순간의 허탈함은 있었지만 완전히 무너지는 느낌은 아니다. 오히려 ‘아, 아직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타이밍이 조금 늦어졌을 뿐 방향이 틀어진 건 아니라는 묘한 느낌으로 또 다른 기회를 끊임없이 찾아가야 한다고 느낀다.

아마도 ‘대운’이라는 말이 주는 힘일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나를 덜 조급하게 만들어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미 작은 역할을 하고 있다. 모든 일이 단번에 풀리지 않아도 괜찮다고, 아직은 과정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해주는 느낌.

오늘 아침, 집 근처 벚나무를 다시 보았다. 며칠 전보다 분명 더 부풀어 있었지만, 여전히 완전한 개화는 아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어쩐지 좋았다. 만개한 꽃보다, 막 피어나기 직전의 그 긴장감,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사실이 오히려 기대를 남겨두는 상태, 어쩌면 지금의 나도 그쯤 어딘가에 서 있는 걸지도 모른다.

완전히 열리지 않은 가능성, 끝까지 도달하지 않은 이야기들. 그러나 분명히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는 시간. 그렇다면 지금 이 어긋남들조차도 어쩌면 어긋난 것이 아니라 순서를 맞추고 있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3월의 마지막 날.

아직은 쌀쌀한 공기 속에서, 나는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한다. 벚꽃이 피는 속도만큼, 혹은 그보다 조금 더 느리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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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에 새로운 저서의 초고를 AI에게 시켜 쓰고 있다는 교수 친구를 만났다. 내 글은 부족해도 내 머리에서 나오는 말로 내 손으로 써야 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세상이 변한 건지 내가 못 변한 건지 약간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내 글도 GPT에게 한 번 시켜보자 싶었다.


이 글은 내가 준 프롬프트에 따라 GPT가 쓴 초고를 다듬은 글임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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