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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아온 오리 Mar 28. 2024

상간녀의 답변서, 이혼소장 발송

상간녀가 답변서를 제출 했다. 법원에서 이혼 소장 송달 명령이 떨어졌다.


"언니, 얼른 타요."


아들을 학교 앞에 내려 주자마자 아이들 애기 때부터 봐온, 친언니 같은 동네 언니가 출근을 하기 위해 아파트 단지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나는 차 창을 열고 반가워서 소리쳤다. 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수석의 차 문을 열고 올라 탔다.


학교 앞에서 차를 몰고 5분에서 7분이면 도착하는 번화가에 도착할 때까지 언니랑 아이들 얘기로 웃으며 얘기를 나눴다. 언니는 본인이 일하는 건물 앞에서 내리며 오예스 파이와 또떠볼 토핑 요거트를 건네고 건물 안으로 들어 갔다. 언니의 고마운 온기로 오늘 하루를 시작 했다.








어제 밤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법원 사이트에 들어가 사건 검색을 해 보고 알았다.

상간녀가 이제서야 답변서를 제출 했다. 답변서 제출 기한 일주일을 앞두고서야 무슨 생각인지 답변서를 제출 했다. 동시에 남의 편에게 이혼 소장 송달 명령과 원고인 나와 피고인 남의 편에게 양육 안내서 송달 명령도 함께 떨어졌다.


양육 안내서가 뭔지 인터넷 검색을 해 봤다.




이런 식의 서류였다. 지방 법원마다 질문이 조금씩은 다를 수 있다고 돼 있다. 법원에서 알려 주는 40분 정도의 동영상을 보고 작성해서 제출해야 하는 거란다. 남의 편이 여기에 뭐라고 작성해서 제출할지 참 기대된다. 또 나와 어린 아들에게 상처를 주는, 자기 잘못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받아 들일 수 없다고 할지 모를 일이다.

분명히 자녀 양육 안내문도 스스로 무덤을 파며 써 낼 거라는 예감이 든다.


상간녀 답변서를 변호사한테 받아 읽어 보고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답변서가 너무 어이가 없었다.

불륜을 저지른 인정하고 미안하다는 말이 줄만 적혀 있었다. 이혼 남인 줄 알았단다. 일적으로 서로 돈 정리할 게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계속 만나고 있다고도 돼 있었다.

변호사에게 이거 허위 답변서 아니냐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기가 막혀서 몇 번을 계속 읽는데 너무 웃겼다.

둘이서 같은 회사에서 팀으로 붙어 다니고, 각종 박람회, 모임도 같이 다녔으면서 회사 직원들과 거기 있는 지인(와이프인 나를 아는)들도 남의 편이 이혼했다고 알고 계셔야 이 허위서가 타당하게 되는 거다.


더구나 건방지게 본인이 판사도 아니고 변호사가 소장에 적은 문구를 비꼬아서 써 놓았다. 변호사 소송비는 원고가 내시라고 말이다. 본인이 판사 노릇까지 하고 있다.

변호사 소송비는 내가 승소하면 당연히 피고가 내는게 민사 소송의 상식이다. 그런데 그런 상식도 전혀 모르는지 변호사가 써 준 문구를 비꼬면서 판사 노릇까지 하고  있었다.


나는 답변서를 보고 결심했다. 생활비를 끊든, 어떤 페이크를 부리고 폐악을 부리든, 스스로 무덤 파는 꼴을 조용히 지켜 보며 끝까지 가 주리라고 말이다. 절대로 취하, 용서, 합의는 없음을 말이다.


모든 일이 남의 편인 본인 때문에 이렇게 건데, 상황에 무슨 낯짝으로 집에를 매일 퇴근해 들어 오는지 정말 악마 같다. 끝까지 자신으로 인해 상처 받고 더는 함께하기 싫어하는 나의 의견을 무시하고 상처에 덧을 입히고 상처에 덧을 입히고 있는 악마 같다.







항상 7시면 출근하던 남의 편은 나와 어린 아들을 괴롭히기로 작정한 듯 소파에 보란 듯 앉아 있다가 7시 40분 쯤에야 현관을 나간다.

나는 7시에 깨다가 그런 남의 편 때문에 7시 25분까지 침대 위에서 누워 있다가 어쩔 수 없이 몸을 일으킨다. 안아 주고 달래서 어린 아들을 깨워 함께 거실로 나오면, 출근 복장으로 보란 듯이 소파에 앉아 있는 남의 편 쪽은 눈길도 주지 않는다. 눈길도 주기 싫고, 단 한 마디도 말을 섞기가 싫다.

생활고에 힘들고, 엄마랑 함께하고 싶어 참아내고 있는 아들에게 미안하지만, 이혼 소송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만 든다.  


다음달은 어떻게 카드 값을 갚고 버텨내야 할지 막막하고 가슴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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