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은 Nov 20. 2023

3월 15일

첫 자살시도


*자살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 그러니까 14일에서 15일 넘어가는 새벽.

나는 나를 포기하려고 했다. 난 아직 힘든데 왜 자해 상처는 빨리 낫는 건지. 그래서 또 상처를 냈는데 너무 아팠다. 진짜 너무 아파서 서러웠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하나, 내가 괜찮아지기는 하는 걸까,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게 낫겠어,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책상에 끈이 내 눈에 들어왔다. 요즘 계속 자살 생각을 해서 그런지 머릿속에 상황이 그려졌다.


침대로 가 줄을 묶었고 나는 발을 땅에서 떨어뜨렸다. 그런데 줄이 풀리며 끊어졌다. 그렇게 나는 다시 살아났다. 유서까지 모두 써놨는데, 충분히 힘들고 괴롭고 울었다고 생각했는데 살아났다. 근데, 한 가지 깨달았다. 죽을 때도 아프긴 싫은데 발을 바닥에서 떼는 순간 엄청나게 고통스러웠다. 그때의 아픔이 너무 생생하게 느껴진다. 살긴 해야겠는데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 그저 나는 내가 오늘의 고통을 잊고 또 나를 포기할까 너무 무섭다.


정말 이 날은 내가 겪어 본 일 중 가장 아프고 가장 상처이고 가장 비참해지는 일을 겪은 날이었다.

정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아니 사랑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냥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했으면 하는 아픔이다. 이 세상의 완벽한 내 편은 오직 나 하나뿐인데 내가 나를 포기하는 기분은 정말 고통스럽다.


이 날 이후 내가 원했던 것은 단 한 가지,

그저 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어쩌다 살아난 우연의 삶이 아닌 살아날 수밖에 없었던 운명의 삶이길 바랐다.

운명의 삶이라면 괜찮아질 거라는 희망이 있었기에.

이전 05화 세상을 떠나려는 소중한 나에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