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간다.
시간이 난다.
짬이 난다는 소리가 아니라
시간이 날아간다는 뜻이다.
아직 새해인 줄 알았는데
벌써 5월이 오고 있다니.
38꼬룬이던 맥주 한 잔이 68꼬룬으로 올랐길래
미친 거 아니야? 했는데
38꼬룬이 벌써 10년 전 가격이었다니.
어머, 웬 기미?
내 나이에 무슨?
그랬는데 내가 벌써 마흔 중반이라니.
미친.
우리는 '시간이 쏜살같이 간다',
'시간이 유수와 같다'고 표현하지만
체코에선 '시간이 난다'라고 표현한다.
그래.
말 그대로 시간이 날아가고 있다.
비행기 타고 씽씽 날아간다.
비행기를 타고 날면 작은 건 한 개도 보이지 않는다.
작고 소중한 것들이 휘발되고 있다.
당장 어제 일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야, 너무 빨라.
좀 천천히 가.
-2024.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