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보면
특정 인물이 거대한 트럭이나 버스에
난데없이 쾅! 치이는 사고가
심심찮게 보인다.
이것 좀 안 하면 안 되나?
이 개가튼 거.
이 장면만 나오면 정이 뚝 떨어져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싶어진단 말이야.
처음 이 장면을 봤을 땐
미처 예상도 못한 순간이어서
말문이 막힐 정도로 놀랐다.
근데 이제 하도 많이 나와서
얼마든지 미리 눈치를 챌 수 있다.
사건의 열쇠를 가진 사람이
헤드폰을 쓰고 길을 건넌다?
백퍼다.
제발 찻길 건널 때 헤드폰 좀 빼...
가난한 아버지가
딸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넨 뒤 길을 건넌다?
백퍼다.
제발 축 처진 어깨로
길 좀 건너지 마...
문제는 뻔히 알고 보면서도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는 거다.
그러니까 제작진들이 말이야.
보는 사람이 알면서도 놀란다는 걸 아니까,
뻔한 클리셰인 줄 알면서도
가성비 쩌는 클리셰라면서
계속 써 먹는 거 같아서
몹시 기분이 나쁘단 말이다.
물론
매번 놀라는 내가
붕어같아서 기분이 나쁘기도 하고.
-2024.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