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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파트 대신 6평 옥탑을 선택했다

평범한 40대가 경제적 자유를 설계하는 법

by 불드로

다양한 취미를 즐기고, 1년간 세계 일주를 떠났다는 내 이야기를 들으면 사람들은 으레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분명 금수저겠지.’ 이 장에서는 그 오해에 대한 나의 답을 들려주고자 한다.

40세, 경주마의 삶을 거부하고 나만의 인생을 설계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가장 먼저 냉혹한 현실부터 마주했다. 엑셀을 켜고 나의 수입, 자산, 그리고 빚을 적나라하게 입력했다. 결과는 암담했다. 대출을 끼고 산 상계동의 작은 주공 아파트. 지금처럼 아끼고 저축하며 살아간다면 정년까지 그럭저럭 버틸 수는 있겠지만, 60세가 넘어서도 돈을 벌기 위해 일해야만 했다. ‘경제적 자유’는커녕, 평생 돈의 노예로 살아야 할 운명이었다.

“대체 뭘 해야 하는 거지?”


막막함 속에서 내린 결론은 단 하나였다. 저축만으로는 결코 이 궤도를 벗어날 수 없다. 투자를 해야 한다. 그렇게 나는 내 인생 첫 번째이자 가장 과감한 베팅을 감행했다. 바로, 안정적인 아파트를 팔고 미래 가치가 불확실한 재개발 지역의 낡은 붉은 벽돌집으로 갈아타는 것이었다.


아파트를 버리고 옥탑방으로: 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

내가 매입한 다가구 주택은 3개 층, 5세대가 비좁게 모여 사는 흔한 구옥이었다. 자금이 부족했기에 대출을 최대로 받고, 1층과 2층은 전세로, 반지하는 월세로 돌렸다. 그리고 나는, 가장 작고 초라한 6평짜리 옥탑방에 나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렸다.


불편하지 않았냐고? 당연히 불편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은 미래의 자유를 위한 가장 확실한 담보였다. 나는 옥탑방을 ‘가난’이 아닌, 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 베이스캠프’로 여겼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현금 흐름 만들기’였다. 월급 외 소득이 생기자 저축에 가속도가 붙었다. 돈이 모일 때마다 전세 세대를 월세로 하나씩 전환해나갔다. 마침내 옥탑방까지 월세로 내주고 나는 다른 집으로 이사했을 때, 낡은 벽돌집은 매달 160만 원을 토해내는 나만의 작은 현금 파이프라인이 되어 있었다.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벌리는 첫 경험이었다.


이 작은 성공을 발판 삼아 나는 추가로 집을 매입해 다주택자가 되었고, 10년 넘게 인내하며 기다린 끝에 낡았던 벽돌집은 신축 아파트 2채(1+1 분양권)라는 황금알을 낳기 직전에 와 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은 것’은 나의 가장 큰 조력자였다. 1년에 천만 원 이상을 아낄 수 있었고, 주차 지옥인 재개발 지역에 사는 불편함도 없었다.


주변 사람들은 나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했다. 집은 넓혀가는 것이지, 좁혀가는 게 아니라며 혀를 찼다. 하지만 그들이 ‘현재의 안락함’을 선택할 때, 나는 ‘미래의 자유’에 투자했다.

물론 옥탑방 생활이 고난의 연속만은 아니었다. 작은 공간은 청소를 간편하게 해주었고, 한여름 내내 에어컨을 틀어도 전기세 걱정이 없었다. 무엇보다 옥상 마당에서 펼쳐지는 바비큐 파티는 그 어떤 캠핑보다 즐거웠고, 소복이 눈 내리는 날의 감성은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에서도 느낄 수 없는 낭만이었다.

지난 10년간 50권이 넘는 재테크 책을 읽고, 직접 온몸으로 부딪히며 깨달은 바가 있다. 이제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누구나 올바른 방향으로 노력한다면, 순자산 10억은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이는 허황된 구호가 아닌, 나의 지난 10년이 증명해낸 결과다.


[낭만의 옥탑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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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소복이 오면 특유의 감성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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