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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드로 Feb 17. 2024

도장 깨기 3, 100개국 방문

4050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나이

보통 20대 청년들이 취직하기 전 또는 30대가 이직하면서 장기로 여행 가는 경우는 더러 있다. 그러나 50대에 접어든 나이에, 설령 경제적 여유가 좀 있다 하더라도, 장기간 떠나기란 정말 쉽지 않다. 20, 30대와 달리 주변에 얽힘이 너무나 많다. 가족, 부모 그리고 하고 있는 일. 이 모든 것을 내려두고 장기간 훌쩍 떠나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다 결심의 방아쇠를 당기는 일이 벌어진다. 나이 먹으니 주변의 아는 사람들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한다. 이전에는 지인 부모님 부고 소식이었는데 나이 40이 넘어가니 지인, 친구들 당사자 부고 소식도 하나씩 들려온다. 사고사였던 이전과 달리 점차 지병의 비율이 높아진다. 언젠가는 맞이해야 할 검은 그림자가 보다 가까이 다가온 기분이 든다. 그런데 상당히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50 초반의, 아주 건강해 보였던 지인이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지더니 수일만에 급사한다. 경제 자유를 이루기 위해 오랫동안 알뜰살뜰 살아왔고 투자했던 강남권 아파트도 완공이 되어가서 이제 목표를 달성하나 싶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허망하게....      


‘내가 이 상황에서 계속 일하면 돈을 좀 더 모을 수 있겠지만 긴 인생의 관점에서 본다면 의미가 있을까?’ 나이 먹어 체력과 건강이 안 따라 준다면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재벌? 아니 절대 권력자였던 김일성, 김정일도 불가항력이었다.      


따라서 지금 50이 되었을 때, 아직은 체력이 좋을 때 안식년 가지고 쉼을 주고 싶었다. 그리고 주변의 얽힘을 과감히 제거한다. 돌이켜보면 무언가 새로운 것 시도할 때 항상 저항이 있는데 나이 들수록 그 저항을 뿌리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젊을 때와 달리 잡생각이 많아져 계속 자기 합리화를 한다.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돼.”      


그러다 보면 실천은 미뤄지고 시간은 하염없이 그냥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나 불드로(타는 영혼 페드로)는 이렇게 얘기해본다. 

“40, 50 불혹과 지천명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나이다!”     


코로나로 멈춤 했던 나의 여행 계획들이 만들어지며 엔도르핀이 마구 샘솟는다. 보통 1주일, 길어야 2-3주 여행 가다가 1년짜리 여행 계획 만드니 얼마나 신났겠는가? 앞서 50 여개국을 다녀온 상태라 이번 여행에서 100개국을 채우고 싶었고, 마음에 드는 나라에서는 한 달 살이도 해보고 싶었다.       


먼저 미국 하와이 거쳐 알래스카,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 등 여러 미국 도시를 돌다가 남미 콜롬비아 넘어가서 한 달 살이를 해 본다. 이후 터키 거쳐 전 유럽 50개국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돌고 북, 서 아프리카 돌아보고 오는 일정이었다. 여행 중 그간 습득한 여러 언어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 만났으며 각별한 추억이 방울방울 남는다.      


[첫 여행지 하와이] 

그렇게 진행된 나의 여행 기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마지막으로 100개국 채웠고, 지금은 105개국 방문하게 되었다. 

                                                           

결단하고 떠난 장기 여행은 너무나 소중한 추억이 되었으며 

“이제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   

  

그런데 여행 중 정말 죽을 뻔한 일이 몇 번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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