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다 돌아보기 완료
“한국도 좋은데 많아~
뭐 하러 그 먼데까지 가나”
해외여행 많이 다닌다고 하면 가끔 듣는 말이다. 맞다! 맞는 말인데 약간 비꼬는 느낌도 든다. 2019년 12월 시작된 망할 놈의 감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었는데 특히 해외여행 좋아하는 나에게는 치명타였다. 모임도 마음대로 못하고 뭔가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느낌.
그러다 발견한 ‘한국관광 100선’ 한국관광공사에서 2년에 1번씩 전국의 추천 관광지 100개를 선정하여 도전 목표를 부여한다.
“바로 이거다! 이 기회(?)에 국내 여행 완료 해보자!”
새로운 놀이 목표가 생기니 신났고, 전국을 다니게 된다. 수도권, 경기도는 당일치기나 1박 2일로 갔고, 지방은 2박 3일 일정으로 돌았다. 예를 들어 전라남도 지역을 가면 먼저 광주까지는 KTX로 가서 차를 빌려 주변 관광지를 돌아보는 식이다.
이렇게 전국 100개의 주요 관광지 포함 많은 장소들 둘러보았는데 전체적으로 관광지 관리가 잘되어 있었다. 전 세계 많은 지역을 두루 돌아본 입장에서 한국은 세계의 유명 관광지와 비교해도 충분히 경쟁력 있다. 특히 제주도는 어디와 비교해도 정말 멋진 곳이고, 울릉도의 독특한 경치는 기가 막혔다. 또한 돌아다니다 우연히 마주친 역사적인 또는 사연이 깃든 장소는 더욱 기억에 남아 뭉클한 추억이 된 몇 장소 소개 해본다.
[구글 지도에 자동 기록되는 타임라인]
1. 전북 부안 변산반도 수성당 - 심청이
전북지역 돌아보다가 변산반도에서 우연히 발견한 수성당은 100선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다른 지역보다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수성당은 고기잡이 배가 무사히 돌아오라는 제를 지내던 곳이다. 꽃이 만발한 그림 같은 풍경이 해안과 어울려 아름다웠으며 특히 앞바다에 있는 임수도가 심청이가 빠진 임당수라는 설이 있어 더욱 느낌이 남는다.
“이야 내가 참 좋은 구경 많이 한다!”
2. 경남 진주성 의암 - 논개
100선에 지정되지 않았다면 갔을까 싶은 진주성, 다른 유명 관광지가 많은데 서울에서 굳이 여기까지 찾아가기란 쉽지 않다. 그렇게 둘러보다 발견한 의암(의로운 바위)
“오호 그 논개가 적장을 안고 뛰어들었다는”
논개, 진주성 각각은 들어 보았지만 서로 연관된 지는 몰랐는데 그 역사적인 현장을 직접 보니 신기했다. 바위를 바라보며 임진왜란 당시 상황 그려보니 뭉클했다.
3. 충남 부여 낙화암 - 삼천궁녀
사람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자극받으면 더욱 기억에 남게 되는데 부여가 그런 곳이었다. 대부분 과거 신라의 수도인 경주는 잘 알고 있을 텐데 상대적으로 백제의 수도, 부여는 잘 모르고 안 가본 이도 많다. 그렇게 모르고 갔던 부여, 깜짝 놀랐다. 경주 못지않게 볼거리가 많았는데 특히 삼천궁녀가 뛰어내렸다는 낙화암에서 바라보는 백마강이 인상적이었다. 저 강을 바라보며 당시 절박했던 상황을 그려보았다.
4. 경남 남해 독일마을 - 인생이란
차로 경남지역 해안가를 따라가다 들린 남해는 참으로 멋진 곳이었다. 그 멋들어진 풍경 가운데 자리 잡은 독일마을. 그 자체로 둘러볼만한 곳인데 파독 간호사의 무덤에서 본 문구가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다.
‘독일에서의 삶
무지개 같던 청춘을 추억하며
남해의 아름다운 강산에 잠들다.’
1960, 70년대 어렵게 살던 시절에 머나먼 독일까지 가서 힘든 일 하면서 차별 대우도 받았을 그녀의 삶이 떠올랐다. 그리고 지금은 아름다운 남해에 이렇게....
이렇게 전국을 둘러보며 많은 추억이 쌓였기에 이제는 먼저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한국도 좋은데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