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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두칠 Dec 08. 2023

직원 복지의 나락행

단점 일곱 : 사내복지

선호 : 누나, 나 가끔 거기 생각나더라. 에풀.
아영 : 우와, 완전 추억이지 진짜. 그 고시식당 말하는 거 맞지?

고시식당 : 정해진 메뉴 없이 여러 반찬이 매일 종류를 달리하며 뷔페식으로 차려지는 저렴한 식당으로 소위 함바집과 유사함. 신림 고시촌, 노량진 고시촌 등에서 활발히 운영되었으나 식자재값 인상 등을 이유로 현재는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

선호 : 어어. 누나 땐 얼마였어? 난 3천 얼마였는데.
아영 : 나는 한 4천원 됐었나? 지금도 있나 모르겠네. 진짜 많이 갔었는데.
선호 : 청사 구내식당보다 거기가 훨씬 낫지 않아? 아닌가? 누나네 구내는 좀 낫나?
아영 : 야, 다 똑같지. 우리도 맛없어. 고시식당이 더 나은 거 같아 진짜.
기로 : 회사원들 구내는 맛있는 거 아니었어요? 좀 충격인데. 왜 거기 유명하잖아요. YG 구내식당이나 구글코리아 뷔페나.

<YG, 6천평 역대급 신사옥으로 증명한 클라스.. 2층 전체가 '맛집' 구내식당> ('20.9.23. OSEN)

아영 : 거기는 YG고 구글코리아잖아.

<'구글점심'이 부러운 앱개발사 CEO> ('12.8.21. 머니투데이)

선호 : 공무원 구내에서 밥 잘 줘봐라. 바로 기사 날 걸? 지역상권 생각 안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공무원들 배나 불린다,

<인천 중구 2청사 '구내식당' 설치에 운남동 상인 반발> ('19.8.13. 인천일보)

기로 : 에이, 설마요. 그정도는 그냥 완전 기본 복지 수준 아니에요? 아니 뭐 다른 회사는 밥도 그냥 주고, 라면이니 과자니 음료수니 다 준다던데.
선호 : 진짜 장담하는데, 그런 곳들처럼 공무원한테 먹을 거를 퍼주잖아? 무조건 100% 기사 난다. 악플도 무조건 달리고. 차라리 문제 생긴 재료를 짬처리나 안 하면 다행이지.

<"공무원 식단에 또다시"… ‘수요일엔 수산물 먹는 날’ 행사에 불만 켜켜이> ('23.10.4. 세계일보)

기로 : 밥심의 민족 아니었나요 우리? 먹을 거에 진심인 민족인데, 일하는 사람한테 밥 든든히 먹인다고 그렇게 욕을 먹을까요 설마.
선호 : 공무원이 녹을 먹는다고 하지? 근데 아니야. 공무원은 녹보다 욕을 더 먹어. 밥을 먹인다고? 야, 그렇게 먹이는 밥보다 욕을 더 먹을 거다.



아영 :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좀 있는 거 같아. 회사는 물건이든 서비스든 뭘 팔아서 돈을 벌고, 그 돈을 다시 직원들한테 ‘투자’하는 거잖아? 직원들이 상태가 좀 좋아야 회사일을 더 잘 할 거고, 그래야 돈을 더 잘 벌 테니까.
기로 : 음, 그게 공무원은 좀 다르다는 말이군요.
아영 : 그치. 회사원한테 나가는 인건비는 결국 소비자가 자기 지갑을 스스로 열고 준 돈이잖아. 근데 공무원 인건비는 결국 세금인 거니까 그 성격이 아예 다르지.
기로 : 그래도 공무원도 일 좀 잘 하라고 커피 정도는 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아영 : 개념이 아예 다른 게, 똑같이 커피를 주는 거여도 일반 회사에서는 더 많은 수입을 위한 ‘투자’라면, 공무원한테 그러는 건 투자라기보다 ‘지출’이지. 공무원이 일을 잘 해봤자 수입이 늘어나는 게 아니잖아. 공무원이 하는 일이 영리행위도 아니고, 정부가 수익단체도 아니고. 법적으로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지.

대한민국헌법 제7조 ①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선호 : 그래서 공무원은 복지가 진짜 안 좋거든. 공무원한테 뭐 하나라도 해줄라치면 그게 다 세금이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절차가 복잡한 건 둘째치더라도, 국회나 언론에서 ‘피같은 세금으로 잔치 여는 거냐’고 하면 할 말이 없어. 복지가 좋을 수가 없지.

<"결국 해외 유학 물 건너갔어요"... MZ공무원들 '부글'> ('23.11.27. 한국경제)

기로 : 좀 억울한데요.
아영 : 억울해도 어쩔 수 없지. 현실이 그런걸.


기로 : 근데 제가 그동안 생각했던 거랑 형 누나들이 얘기하는 거랑 좀 안 맞는데요?
선호 : 뭐가 또.
기로 : 전 공무원이 복지가 좋다고 알고 있었거든요?
선호 : 뭐가 좋은데.
기로 : 기차나 지하철 탈 때도 할인 받고. 아, 무료랬었나? 그리고 영화나 뭐 그런 거 볼 때도 공무원 할인 있지 않아요?
선호 : 아니, 야 그거는
기로 : 잠깐만요. 제휴 호텔인가 콘도도 있댔는데? 세금 할인도 있다 그랬고.
선호 : 아니, 무슨 할인?
기로 : 복지포인트도 있다 그랬고.
선호 : 다 했냐 이제.
기로 : 일단 생각나는 건 대충? 아 집도 있댔는데. 공무원만 되는 특별 분양도 있고 공무원 아파트도 따로 있다면서요.
선호 : 하아, 뭘 너무 많이 들었는데 너무 많이 틀렸다.
기로 : 에? 틀렸다고요? 팩트가 아니에요?
선호 : 대부분? 음, 일단 따로 공무원 할인이 뭐 있는 건 거의 없어. 할인이라고 해봤자 다른 루트로 사는 게 더 싸서 약간 이름만 할인인 느낌?
기로 : 아, 그래요?
선호 : 어. 영화든 콘도든 다 그래. 정가보다 싼 건 맞는데 다른 할인보다 싼 건 아니라서. 호텔도 야놀자에서 쿠폰먹이는 게 보통 더 싸.

'23년 메가박스 2D 주말요금 : 정가 15,000원 / 경찰할인 9,000원 / 중고나라 8,000원 /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5,000원 등

기로 : 아, 간판만 할인이었구나.
선호 : 세금 할인은 뭐 말도 안 되는 얘기고. 월급쟁이 지갑만큼 투명한 게 어딨냐 우리나라에서.
기로 : 죄송합니다. 제가 어디서 잘못된 정보를 듣고 왔네요.


선호 : 아냐. 약간 와전됐구나 싶은 것도 있더라고. 기차 같은 게 그런데, 옛날에는 진짜 할인해주거나 공짜로 타거나 했던 적도 있댔어.
기로 : 아, 완전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니었네요.
선호 : 맞아. 지하철은 지하철공사 직원 가족들까지도 다 공짜였었대. 지금은 아니지만.

<서울지하철 '직원 가족 공짜표' 없어진다> ('07.12.11. 뉴시스)

기로 : 직원 입장에서는 너무 좋은 건데 왜 없앴죠?
선호 : 말했잖아. 남들이 봤을 때 부러울만큼 좋은 복지면 무조건 뭐라고 한다니까. 국민세금으로 잔치한다고.
기로 : 아하.
선호 : 처음 세종 만들 때, 거기가 워낙 허허벌판이니까 공무원들 와서 살라고 아파트도 짓고 통근 기차 할인도 해주고 했거든? 그게 이제 니가 말한 공무원 특공 같은 건데, 그것도 지금 다 없어졌잖아.
기로 : 세금잔치라고?
선호 : 어. 공무원 특혜라고. 아니, 처음 특공했을 땐 경쟁률이 1:1이 안 됐었어. 그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 덩그러니 있는 아파트를 누가 사고 싶었겠냐. 근데 어쩔 수 없이 산 거지, 회사가 세종으로 내려가니까.

<세종시 공무원 특별공급 또 미달> ('13.2.12. 파이낸셜뉴스)

기로 : 근데 이제 집값이 올라서 특혜처럼 보이는 거겠네요.

<'찬밥' 에서 '특혜'로… 공무원 특공 폐지해야 할까요?> ('21.5.24. 한국일보)

선호 : 그렇지. 통근기차도 그래. 이게 뭐 공무원이 기차를 탈 때 다 즉시 즉시 할인받는 게 아니라, 새벽시간에 딱 1대를 정해서 그 차를 탈 때만 할인을 해줬던 거란 말야. 서울에서 세종까지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근데 이제 이것도 없어졌지.

<세종청사 공무원 통근 반값 KTX열차… 2023년 폐지> ('21.10.12. 뉴시스)

기로 : 교통비는 진짜 챙겨줄만한 거 같은데.
선호 : 그러니까. 검찰공무원들은 아직 뭐가 있다고는 하던데, 이것도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네.

<검찰은 기차요금 절반만 낸다는데... 다른 공무원과 형평성 논란> ('19.9.25. 한겨레)


기로 : 어? 같은 공무원인데 검찰공무원만 되고 일반공무원은 안 된다고요? 이거 문제 있는 거 아니에요?
선호 : 야, 그게 갈라치기 아니냐? 왜 저쪽을 끌어내려. 같이 잘 되게 해야지.
아영 : 맞아. 이건 선호가 얘기 잘 했네. 공무원들끼리 뭐라고 할 게 아니라, 좋은 게 있으면 다 같이 그 혜택을 볼 수 있게 하는 게 맞지. 복지포인트도 그렇잖아.
기로 : 아, 맞아. 복지포인트는 있는 거 맞죠 공무원들?

공무원 복지포인트 : 연 1회 포인트 형식으로 제공되는 금액으로 공무원연금공단 맞춤형 복지포털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

선호 : 맞지. 있긴 있지. 있는 듯 없는 듯 쥐똥만해서 그렇지.
아영 : 나도 그렇고 선호도 그렇지만 우리가 1년에 받는 게 한 20~30만 정도 되려나?
선호 : 그치. 그정도 되지. 1년 내내 받는 게 한 달 월급 10%도 안 되지.
아영 : 맞아. 남들은 1년 동안에 성과급을 얼마 받고, 명절 상여금을 얼마 받고 하는데, 우리는 그게 전부잖아.
기로 : 어, 근데 저희 친척 형도 공무원인데 그 형은 100만원도 넘게 받았다는데요?
선호 : 그래서 누나가 말했잖아. 복지포인트도 갈라치기하기 좋은 거라고.
아영 : 복지포인트라는 게 말 그대로 복지 차원이다 보니까 기관마다 좀 다를 수 있거든? 나랑 선호는 국가공무원이라서 그런 거고, 지방공무원들은 지자체마다 달라. 친척 형도 지자체 공무원이시지?
기로 : 엇,네. 맞아요.
아영 : 그니까. 나도 들었는데 뭐 어디는 50만, 어디는 80만, 어디는 100만. 200만까지도 들어봤어.
기로 : 와, 차이가 너무 나는 거 아니에요?
아영 : 맞아. 그래서 공무원들끼리 서로 기분 상하기 딱 좋지.



기로 : 음, 근데요, 휴직은 좀 편하다 그랬잖아요 공무원이?
선호 : 그랬지.
기로 : 월급의 몇%쯤 나오는 휴직도 있고.
선호 : 그치.
기로 : 그러면 그런 게 복지 아니에요?
선호 : 뭐, 그것도 맞지.
기로 : 뭐야, 공무원 복지 좋네. 약간 엄살 부린 거 인정?
선호 : 당연히 공무원이 좋은 것도 있지. 괜히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몇 십 대 일씩 하겠냐.
아영 : 인기가 좀 떨어지기는 했어도.

7급 공채 경쟁률 : ['13.] 113.3대 1 →  ['23.] 40.4대 1

선호 : 그치. 야, 봐라. 지금 휴직쓰고 있는 공무원이 얼마나 되겠냐. 당연히 대부분은 다 일하고 있는 현직일 거 아냐.

국가공무원 일반직 중 93.53%가 현원으로 근무 중 (전체 180,024명 중 168,382명, 인사혁신처 <2023 인사혁신통계연보>)

기로 : 그러겠죠.
선호 : 근데 그런 절대 다수의 공무원들이 제대로 누리는 게 없으면, 그러면 그거 복지가 좋은 거 맞냐?
기로 : 으음
선호 : 아니면 어차피 공무원은 짤리지도 않고 휴직도 쓸 수 있으니까, 그거 생각하면서 다른 불이익은 그냥 그러려니 넘어가야 돼? 말도 안 하고?
기로 : 그건 아니죠.
선호 : 그니까. 내가 엄살부리는 게 아니라, 좋은 건 좋다고 말하지만 안 좋은 것도 안 좋다고 말할 수 있잖아. 그거야 그냥.
아영 : 휴직은 좋지. 해고 안 당하는 것도 좋고.
선호 : 그래. 안정성은 거의 탑급이잖아 공무원이. 그건 인정한다니까. 근데 그걸로 직원 복지 전체를 퉁칠 수 있냐고. 그건 아닌 거 같단 말야.


기로 : 대체 얼마나 별로길래 그래요 형.
선호 : 너무 쪼잔해보여서 막 말은 못 하고 다니는데, 음.
기로 : 에이, 뭐 어때요. 원래 사람이 작은 거에서 감동 받고 작은 거에서 빈정 상하고 하잖아요.
선호 : 그렇지? 야, 그럼 휴게실 있잖아 휴게실.
기로 : 네, 뭐 소파있고 간이침대있고 그런 곳?
선호 : 어. 그거 정부서울청사 본관 다 통틀어서 딱 방 하나 있다? 자리도 한 10개 되나?
기로 : 아니, 거기서 일하는 사람이 몇 명인데요?
선호 : 대충 4천 명쯤 되나? 아니다, 본관만 하면 한 2천 명쯤 되겠다.

2023년 기준 총 3,736명 근무 중 (단, 공무원은 2,590명)

기로 : 너무하네요 그건 좀.
선호 : 소파고 쿠션이고 엄청 낡았는데, 그나마도 자리가 없어.
아영 : 카페도 1개 밖에 없지 않아? 매점도 그렇고.
기로 : 매점이요? 편의점도 아니고 매점?
아영 : 정부에서 하는 거잖아. 그러면 대기업 브랜드 못 들어오지. 여성기업이나 장애인기업이나 그런 곳들이지 뭐.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구매 증대) ② 공공기관의 장은 ... 중소기업자와 우선적으로 조달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
제31조의2(공공기관의 책무) 공공기관의 장은 ... 중소 소모성 자재 납품업자와 우선 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

기로 : 아니, 음, 취지는 알겠는데
아영 : 그치. 취지는 좋잖아. 그래서 막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긴 해.
선호 : 근데 물품은 좀 뭐라고 하지.
아영 : 맞아. 우리 모니터나 마우스나 이런 것들도 다 중소기업 꺼 쓰잖아. 삼성이나 LG 아니잖아.
기로 : 아이고
아영 : 컴퓨터도 되게 느려. 몇 년은 써야 바꿔주는데, 진짜 컴퓨터가 느려서 10분이면 할 일을 30분에도 다 못 끝내는 거 같애.
선호 : 하다못해 의자 같은 것도 그렇고. 어느 회사에서 무슨 의자 해줬다 하는 게 왜 그렇게 부럽냐 나는.
아영 : 말하다 보니까 생각났는데, 복지포인트도 온누리 상품권 꼭 사게 하잖아.
선호 : 맞아. 10%였나 강제 구매지.

<공무원 복지포인트로 '온누리 상품권' 지급> ('14.1.16. 시민일보)

기로 : 전통시장 살리기 같은 취지겠네요.
선호 : 그치. 근데 모든 상품권이 다 그렇지만 상품권 1만원짜리가 현금 1만원보다 가치가 떨어지잖아 당연히.
기로 : 그렇죠. 뭐 상품권시장 시세만 봐도 각 나오잖아요.
선호 : 근데 복지포인트를 그렇게 쓰게 하는 거야. 그럼 실질적으로 공무원 입장에선 복지포인트가 깎이는 거랑 똑같다고.
기로 : 그렇겠네요. 근데 형, 왜 형이 이런 얘기 하면 쪼잔해보인다는 건지 알겠어요. 건들이 좀 잔잔바리네요.
선호 : 그래, 그래서 이걸 어디서 대단한 불만인 양 못 떠든다니까. 근데 이게 쌓이고 쌓이면 개인 입장에선 진짜 크다고 은근히.



아영 : 세종청사에서 일하는 공무원들한텐 체육관 얘기가 또 핫했었는데 한 땐.
기로 : 그건 뭐죠? 세종청사에서 일하는 선호형?
선호 : 뭐 별 거 아냐. 청사에서 일하는 공무원들 쓰게 해준다고 체육관을 지었었거든. 직장체육시설로. 그래서 이름도 정부세종청사 체육관이었는데, 결론만 말해서 그냥 대국민 오픈 해버렸어.

<정부세종청사 체육관 8월 1일 개관.. 시민에게도 개방> ('22.7.14. 중도일보)

기로 : 설마 또?
선호 : 어. 국민들 세금으로 왜 공무원들만 독점하냐고. 지금 청사 안에는 헬스장만 몇 개 있고 체육관은 거의 없거든? 수영장 같은 건 당연히 아예 없고. 그래서 지은 건데, 뭐 이렇게 됐지 결국.
기로 : 사기 문제도 좀 있겠는데요.
선호 : 당연히 있지. 사기 떨어지지 진짜. 공무원이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는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직원을 안 챙기는 회사는 너무한 거 아냐? 직원들 쓰라고 만든 곳까지 다 뺏는 거잖아. 그런 거지. 직원들 쓰라고 안마의자를 매장에 갖다놨는데 그걸 고객들한테도 다 오픈하는 거야. 안마의자도 다 고객들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산 거 아니냐면서.
아영 : 근데 난 그런 생각도 한다? 우린 뭐 휴게실이 좁다, 낡았다, 구내가 맛이 없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 휴게실이나 구내가 아예 없는 회사들도 많잖아. 그런 거 보면 우리가 얘기하는 게 너무 배부른 불만인가 싶기도 해. 진짜 국민만 보고 일한다 하면 더 열악하게 일하는 경우를 생각하야지, 우리가 그런 불만을 가지면 안 되는 건가 하는 느낌?
선호 : 아니야. 나는 완전 다르게 생각하는 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하는? 컴퓨터가 빠릿빠릿해야 내가 쪼끔이라도 일을 더 빨리 처리할 거고, 좀 든든하게 챙겨 먹어야 일을 더 정신줄 잡고 할 거고, 내가 헬스도 하고 휴게도 해야 더 늦게까지 일할 수 있을 거고. 이건 국민을 보고 안 보고 문제가 아니라 근로자로서 근무 환경 문젠거잖아.
기로 : 말은 선호형 말이 맞을 수도 있겠는데, 막 딱히 공감은 잘 안 갈 거 같아요. 감정적으로는 누나처럼 느낄 거 같은데요.
선호 : 그래서 지금까지 이래온 거겠지 아마? 공무원 복지는 점점 더 안 좋아지고?
아영 : 맞아. 이러니 저러니 해도 공무원이 체감하는 복지 혜택은 진짜 없긴 해. 그 흔한 명절휴가비도 우린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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