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를 한 바퀴 돌아다니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습니다.
저도 의아합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고 3번의 반복이 지나고 나니 어느새 10년의 시간이 훌쩍 지났고요.
아무 연고 없는 곳에서 시작한 결혼생활 육아생활은 저에게 아름다운 섬인지도 몰랐던
갇힌 생활이었습니다. 사실 조금씩 창밖의 풍경을 봐도 그다지 이쁘게 보이지도 않았고요.
계절의 변화를 살짝 느끼는 정도였죠. 엄마가 되고 나니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왜 집안에만 머물기를 한 건지 잘 모르겠어요. 마흔이 되어서야 나를 보고 싶고 집밖으로 용기를 내서 나가게 되었습니다.
시골은 도시랑 분위기가 사뭇 달라요. 모르는데도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거의 인사를 하는 분위기입니다.
도시는 이상한 시선을 받잖아요 모르는데 왜 인사해?
여기는 인사를 안 하면 인사를 왜 안 해?
옛날 감성이 남아있습니다. 아무래도 속속들히 서로에 대해 아는 마을 분위기다 보니
사람이 많지 않아서 더 그런 것도 있어요.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어려웠지요.
아이를 데리고 한번 나가려면 물론 따뜻한 마음에서 그런거겠지만
이러쿵 저러쿵 한 마디씩 조언이라며 건네다보면
엄마의 마음은 더 밑으로 내려앉는데
애 다 키워보시고 세월이 훌쩍 지난 어른들은 이해를 못 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그러다보니 더 밖으로 안 나가졌습니다.
저녁만 되어도 금방 어두워지는 시골이었고, 집집마다 개를 키웠는데 어찌나 크게 짖어대던지
어쩌다 한번 산책을 혼자 나가면 왜 나왔냐, 혼자 나왔냐, 남편은? 아이는?
질문세례에... 질렸습니다.
그냥 나가지 말자!
그렇게 자연스레 자진 방콕모드로 섬생활을 했네요.
그러던 새댁이.. 지금은 저녁산책을 나가면
혼자 나왔냐?
네
남편은?
집이요
아이는?
남편이랑 있어요.
인사를 건네고 짧게 대답하고 제 갈길대로 갑니다.
이 쉬운걸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깨닫는 마음이라니
용기 있게 발걸음을 밖으로 내딛어가면서
조금씩 섬의 아름다운 풍경이
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한 번, 두 번 내가 사는 곳의 사진을 올리니
다른 분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제가 더 힐링이 되더라고요.
지금은 챌린지까지 만들면서
아직도 다 못 돌아다녀본 섬산책을 탐험하는 기분으로
동네 한 바퀴를 돕니다.
숲을 다듬어서 자연적인 산책로가 생겨서
산으로 걷기를 하고요.
바다냄새 맡고 싶으면 선창으로 나가고
모래사장이 있는걸 최근에 알게 된
작은 나만의 바닷가에도 다녀옵니다.
다 저의 마음의 크기였나 봅니다.
저는 지금 동네 한 바퀴를 산으로 바다로
산책하며 걷습니다. 일단 기분이 좋습니다.
기분이 우울하신 분이 계시다면
일단 나가서 동네 한 바퀴 돌아다니시길 바래봅니다.
산으로
바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