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갈 때 아마도 대부분은 집을 나서서 차를 몰고 근처의 병원에 가거나 버스를 타고 또는 지하철을 타고 병원에 가실 거예요 저도 서른에 결혼하면서 이곳으로 오기까지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습니다 ^^
배를 탄 적도 별로 없어요. 제 인생의 배를 타는 횟수를 뒤늦게 꽉 채우고 있습니다
섬에는 단 한 곳의 선착장이 있어요. 작은 규모이고, 몇 년 전 땅끝에서 하루 1번이지만 뱃길이 생기기 이전에는 단 1척의 배, 섬사랑호를 타고 육지로 이동이 가능했습니다. 하루 3번 다녔는데요. 정해진 시간이 있어요. 아침, 점심, 저녁 이렇게 3번입니다. 병원에 가려면 엄마인 입장으로서는 사실 마음이 급해요.
아이를 키우는 분들은 아실 테지만 어린아이들의 경우 짐이 어마어마합니다. 저는 3명이라서 짐이 3배는 더 되지요~ 이 글을 쓰면서 감사함을 한 가지 깨닫게 됩니다. 긴급상황은 겪지 않았다는 것, 아이들이 크게 긴급한 일로 병원을 찾을 일이 없었다는 점이 참 다행이라 생각되고 감사합니다.
배만 타서 바로 병원이 나오진 않습니다. 차로 이동을 해야 해요. 동네의원에서 가벼운 감기약이나 타는 경우가 아니면 한 번 더 배를 타고 완도 본섬이나 해남에 있는 좀 더 큰 병원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저의 경우는 시댁이 완도 본섬에 있어서 보통 완도로 가요. 두 번째 감사한 점을 깨닫게 되네요. 완도에도 대형국립병원이 있습니다.
완도대성병원인데요. 저는 여기서 둘째와 셋째를 출산하기도 했습니다. 공공산후조리원이 있어서 지역민과 다둥이 혜택을 받았네요. 도서지역에 분류되어서 그런지 완도가 아이들이 낳고 키우기에 좋은 점인지 모르겠지만 혜택들이 좋습니다. 지원해 주는 혜택을 많이 누렸습니다. 추후에 궁금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좀 더 알려드리도록 할게요~
병원에는 소아과도 피부과도 생기거나 점점 더 규모 있고, 내실이 있어집니다. 타 지역으로 길게 이동하지 않고 그나마 지역 안에서 아플 때 병원을 찾아갈 수 있다는 점은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큰 병원까지 이동시간만 해도 보통 약 3시간 정도 걸리거든요. 배를 2번 타다 보니 그렇습니다.
제가 있는 곳은 아직 어렵지만 노화도에서 배를 타는 경우에는 야간운행도 시작하기도 하니 좋을 것 같아요.
이동시간이 줄어든다면 분명 섬에 사는 사람들에게 많은 편리함을 느낄 수 있게 되거든요.
아플 때 말고, 중요한 것은
사람은 잘 먹어야 되죠? 특히 한국사람은 밥심.
장을 어떻게 보실까 궁금해하시는 분도 계셔서 말씀드려 봅니다. 일단 제가 있는 섬은 마트가 슈퍼가 편의점이 없습니다. 따라서 섬의 모든 사람들은 먹거리를 배를 타고 나가서 사 오게 됩니다.
장을 보러 차를 몰고 배에 실어서 이동하게 되지요. 그나마 1번 타고 나가는 중간 섬이 크다 보니 농협하나로마트가 있습니다. 또 장보고마트도 있어요~ 장을 보고 배가 다니는 시간에 맞춰 집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섬의 어르신들은 밭을 일구는데요. 상추도, 양파도, 대파도 밭에서 키워서 드시는 분들도 꽤 많아요.
그런데 그건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이 그렇고요. 젊은 사람들은 마트 가서 사 옵니다. 또는 쿠팡족이라 배달을 시킵니다. 저도 아이 셋을 키우는데 점차 이동하는 부분이 큰 부담이 되더라고요. 자주 못 가게 되니 한 번에 장을 보거나 하고, 쿠팡배달을 시킵니다. 이런 작은 섬에서도 쿠팡배달이 빠르게 오다니
신기하지 않나요? 저는 처음에 배달도 반갑고 감사하고 설레기까지 했답니다~
사람은 환경의 동물이 맞나 봅니다. 살다 보니 불편한 점이라고 생각 못하고 그냥 살았어요.
감사함을 느끼지는 못했는데 오히려 이렇게 생활을 얘기하며 글을 쓰니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이마저도 없었다면 어땠을까?
정말 살 수가 없을 겁니다.
섬의 환경들도 더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들고
내가 누리는 것들에 대해 저는 감사함을 깨닫게 되는 글이 되었습니다.
편리함에 대한 생각이 차이는 있겠지만
오늘 하루는 내가 누리는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시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