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하루 1번 다니는 배도 없었어요. 무조건 배는 2번을 타야 오고 갈 수 있었습니다.
사랑의 유효기간이 3년이라고 했던가요? 그래도 저는 10년은 갔나 봅니다.
사랑의 힘이 아니라면 저도 도시에서 살고 싶네요.
섬에서 귀한 것 2가지에 대해 얘기해 드릴게요!
첫 번째는 물입니다. 이곳은 상하수도 시설이 섬에서 자체적으로 관리를 합니다.
물탱크에 물을 받아서 보관해서 쓰지요.
여름에 물이 귀하다는 걸 정말 실감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습니다.
21세기에 이곳이 오지인가 싶었죠. 물이 안 나와서 또는 물공급장치가 고장 나서 물이 없는, 어이없는 상황을 실제로 겪다 보면 평범하게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이 저에게 시트콤처럼 다가왔죠. 그럼에도 그냥 환경에 맞춰서 살아갔습니다. 시어머니가 예전에는 산에 올라가 우물물을 길러서 썼다는 말에 지금은 질색팔색 하지만 그때만 해도 어머니는 ‘아 감사한 일이구나’ 생각했더랍니다.
물이 부족해서 무척 아껴 쓰는 긴장모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비상용 생수들을 보관하고, 생수 지원이 되기도 하는 곳입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이 전기입니다.
태풍이 오는 시기가 되면 초긴장 모드입니다. 바다에 놓여 있는 전복양식장도, 배도 걱정이지만, 전기가 나가는 경우 그야말로 멘붕입니다. 물탱크에 모아 놓은 물도 전기가 끊기면 사용이 안되고, 밤이면 양초를 켜야 하고, 핸드폰이나 TV, 에어컨, 냉장고는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죠. 흡사 재난이 났다면 그런 모습이겠구나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도 건전지 넣는 큰 플래시나, 비상용 큰 양초는 항시 집마다 있답니다. 요 몇 년간은 얌전히 지나가긴 했는데 올해도 무사히 지나가길 기도합니다.
서른 살 새색시였던 저는 어느새 마흔 살 아이 셋 엄마로 다소 억척스러워진 모습이 보입니다.
환경에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는 것 같네요. 흘러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 누군가에게는 재미있고, 미처 경험해보지 못한 이야기일 수도 있어서 앞으로 저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