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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은전구 Jan 03. 2024

처음으로 깨달은 ‘사랑’이라는 단어

상자 속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 보물상자라고 하기로 했습니다

“심해를 탐험하다가 상자를 하나 발견했다. 깜깜한 이곳에서 발견한 상자는 당연하게 보물 상자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을 끌고 수면 위로 나오는 순간도 기대가 되며 설레었다.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냥 당연히 보물 상자라고 생각했다. 열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어느 순간 눈치껏 알아버렸다. 이것은 보물 상자이기도 하며 아니기도 한다는 것을. 하지만 그래도 열기로 했다. 열기 전에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들고 온 노력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


어느 날 봄바람이 살랑 마음속에 들어와, 꽃잎을 하나 떨 거 주고 갔다. 참 이상한 사실은 그런 꽃잎을 너무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랑의 답이 오지 않을 까봐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 처음이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은 참 동전 던지기와 같다. 하루는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그것으로 인해 하루 종일 웃는 가 하면 뒷면이 나와 마음을 졸이기도 한다. 또한 참 재미있는 게 혼자 던지는 동전의 의미는 별로 없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이제는 혼자 던지는 동전도 재미있다. 이 사랑에 속해 있는 동전은 직접 정할 수 있다. 앞면만 있는 동전으로도 뒷면만 있는 동전으로도, 혼자 앞면만 나와 항상 설레고 좋은 일도 있다. 그냥 단순히 이야기하는 것도 문자를 하는 것도 전화를 기다리는 것도 이것들을 느낀 것이다. 이런 것이 붉은 것이로구나, 어쩌면 피보다 더 붉고 빛나겠구나 라는 생각이 자동으로 든다. 진짜 참 재미있다. 단지 스스로 붉게 빛나고 피어오르고 있는 마음을 보며 설레는 모습이 스스로를 빛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리고 알게 된다. 마음은 풍선이라고, 참 쉽게 터지지만 풍선이 이끄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풍선은 붉게 빛나고 부풀게 만든 사람으로 인해 터지기도 부풀기도 날아가기도 한다. 지금의 상태는 재미있는 게 스스로의 ‘사랑’이 즐겁다.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이런 마음을 계속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즐거운 하루가 된다. ‘사랑’이 이렇게 비가 오는 날도 햇살이 드리우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었다.


심해를 탐험하다가 보물 상자를 찾았다. 이것을 가지고 밖으로 나왔을 때는 무엇이 나올 지에 대한 기대가 가득했다. 보물 상자가  안에 무엇이 들을지 심지어 그 상자 안에 보물이 들었을지는 모른다. 단지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기대하면 그것을 열려고 하는 마음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홀로 상자 안에 있는 것을 기대하며 상상하는 시간도, 보물 상자라고 홀로 생각하는 것도, 상자를 끌고 나오는 것도, 그 상자를 열려고 도전하는 것도 ’ 사랑‘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꽃잎 하나로 빛나며 그 꽃잎을 바라보며 아침을 지새울 수 있는 게.. 처음으로 피 보다 붉은 ‘사랑’을 꺼냈다. 결말은 해피엔딩일 수 없다는 것을 바람이 꽃잎을 날리며 알고 있었지만 상대에게 피 보다 붉다는 것이 이런 것이라며 보여주고 싶었다. 받을 생각이 없다면 건네줄 수는 없지만 한번 보라고, 햇빛에 비추어도 붉게 빛나는 이러한 것을 품었다고 그런 너는 누구보다 특별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꽃잎을 하나가 아닌 여러 개를 네가 뿌렸으니 말이다. 그 꽃잎이 머리에 앉았다가 바람이 불어 날아가는 것을 보며,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버렸지만 꽃이 예쁘고 꽃잎이 내리는 길은 예쁘니 그것에 대해서는 반박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이제는 꽃잎이 지고 비가 가득 내리는 길이지만 붉다가 검게 변할 마음이 검게 변하기 전에 붉은 채로 보여줄 수 있음에 감사했다.  그것은 특별하고 내리는 꽃잎에 대한 나의 예의였다. 하지만 꺼내는 순간은 두려웠다. 어찌 모든 것을 보여주는 데 두렵지 않을 수 있겠는 가. 하지만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을 잘하기 때문에 무섭지 않은 척 애써 웃으며 검게 변하기 전에 마음을 보여주려고 한다. 돌아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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