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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한진 May 06. 2024

ep.21 관광지를 벗어난 탬즈강의 모습

탬즈강, 버진 액티브, 라임하우스

#사진을 클릭하면 커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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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리 와프를 서편으로 빠져나와 탬즈강에 도착했다.

해가 지는 시간이라 그런지 서쪽 방향으로 이동하는 내 얼굴에 직사광선이 쏟아졌다.

구름 하나 없는 하늘에 필터 없이 쏟아지는 강렬한 서편의 햇빛은 내 얼굴을 직사로 한 번, 넓은 탬즈 강변에 반사되어 또 한 번 강타했다.

위아래로 두 번씩 어루만져주니 그 정성이 고맙기는 하다만 보듬어지는 나는 조금 난감한 쪽이었다.

오늘 하루종일 햇빛을 많이 쬔 터라 아침에 선크림이 버텨줄지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뭐 움직일 수밖에.


탬즈강. 멀리 런던의 중심부가 보인다.
뒤를 돌아보면 떠나온 카나리 와프가 보인다.


지도상으로 보면 이곳은 런던의 중심과 조금 동떨어진 곳.

그렇다고 완전히 도시 밖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평범한 관광객들이 오기 힘든 곳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곳도 사람이 많다.

거대한 업무지구이기도 하고 잘 꾸며진 이곳에 사람들이 없을 리가.

벤치에서 햇빛을 즐기는 사람들, 조깅과 자전거 라이딩을 하는 사람들.

나처럼 멋진 풍경을 사진으로 담는 사람들.

그들과 함께 그곳을 걸었다.

오늘 하루 걸었던 거리가 상당하다.

그만큼 지쳐있었지만 여기까지 온 김에 지도에 보이는 '라임 하우스(Lime House)'라는 상큼한 이름의 지역까지는 가보기로 했다.

마침 DLR역이 있으니 겸사겸사 DLR도 타보면서 복귀하는 걸로.

계단을 발견해 강변으로 내려가 계속해서 서쪽으로 이동했다.


런던 관광의 주요 포인트와는 거리가 있는 부분이다.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즐비하다.
카나리 와프에서 퇴근하는 사람들일까?
흔한 강변 공원의 풍경


햇빛과의 힘겨운 사투를 벌이며 걷다 멋진 탬즈강 뷰를 가지고 있는 수영장이 보였다.

위치나 건축 디자인이나 여러모로 너무나 완벽한 수영장이었다.

강변 호텔인가?

호기심이 일어 정체를 밝히러 가보았다.


정체는 런던의 헬스장 브랜드 '버진 액티브(Virgin Active)'.

새빨간 버진 그룹 아이콘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내가 간판 앞에서 사진을 찍는 와중에도 이용객들이 출입문을 오갔다.

회원 수가 상당한 곳인가 보다.

카나리 와프 옆에다가 강변에 있다는 뛰어난 입지 때문인지 이용객이 많은 것 같았다.

JP 모건의 핵심 인재가 하루 업무를 마치고 5분 정도를 걸어 이곳에서 탬즈 강을 배경 삼아 운동을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잠깐동안 JP 모건의 핵심인재로 빙의되어 내부에 들어가서 구경을 해보았다.

직원의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회원제 클럽으로 가입하면 전국의 버진 액티브 지점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멋진 수영장에 이용해보고 싶은 욕구가 일었지만 비효율적이었기에 마음을 접고 밖으로 나왔다.

일일권이 있었다면 얼마가 되었든 사용했겠지만 불가능했었다.


서양스럽고 고급스럽다.
멋진 수영장
완벽한 리버뷰로 입지가 대단히 좋다.


JP 모건 사원증은 훌훌 벗어던져버리고 다시 뚜벅이 여행자로 돌아왔다.

늘어나는 내 발걸음수만큼 아래로 점점 내려가는 햇빛은 더욱 강렬해졌다.

눈을 잔뜩 찌푸리고 걸었다.

여행에 대비해 선글라스를 가져오긴 했지만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선글라스를 쓰면 이 풍경을 온전히 즐길 수 없었다.


라임 하우스로 향하는 길이 나타났다.

드디어 눈부신 강변을 벗어난다.


어느덧 카나리 와프가 멀어져 있다.
귀여운 다리
탬즈강물이 차고 빠지는 모양
내륙이다!
녹지를 만나는 것은 런던에서 쉬운 일이다.


잠깐의 내륙 도보를 마치고 다시 물을 만났다.

탬즈강 물줄기를 직접 만난 것이 아니라 바로 '라임 하우스 베이슨'으로 물이 들어가는 입구를 발견했다.

베이슨은 요트 정박지인 마리나로 사용되고 있다.

필요하면 열고 닫히는 동작을 수행할 수문을 잠깐 구경하고 길을 따라 마리나 안으로 향했다.

멀리서 다시 현대적인 아파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열리고 닫힌다.
수문에서 바라본 내부 풍경
주차장 지도
거대한 아파트가 보인다.
DLR역을 향해 쫑쫑 걸음 중
유리 테라스와 통창이 좋아 보인다.

DLR역에 도착했다.

처음으로 타보는 DLR이다.

신식 열차인 DLR은 그 마크도 민트색으로 상큼하기 그지없다.

이 역시 트레블월렛 카드로 해결 가능하다.

런던 여행 = 트레블월렛 (+여타 여행카드)이다.

차내에는 이용객들이 많았다.

런던 중심에서 일하고 베드타운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겠지?

그들의 모습에서 여느 도시 사람들의 모습들에게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하루들.


라임하우스 역
퇴근 걸음들
길이 지저분해지면서 정겨운 나의 동네가 가까워진다.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니, 아침에 가지런히 정리하고 나갔던 침대가 나를 반겨주었다.

잠깐의 여유를 가지고 저녁을 해결하러 다시 밖으로 나갔다.

저녁은 그냥 근처 마트에서 샌드위치를 먹기로 결정.

문을 나서니 세인트존스 역 방향에서 퇴근자들이 계속해서 쏟아진다.


중간에 런던의 상징 중에 하나인 빨간 공중전화 부스가 있었다

특이하게도 본연의 임무를 마치고 현재 공공 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도시의 아이콘을 잘 살릴 수 있는 아이디어라고 생각되었다.


샌드위치와 간식거리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홈, 스윗 홈
2.5층 창문에서 보이는 야경
집 앞마당 야경
동네는 다시 어두워진다.
작은 동네의 편의점
모두 굿 나잇!



ep.2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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