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내가 중얼거린 말들이 걸려 있다
내게서 떠났으나 너에게 가지 않은 말들
어떤 것은 대롱대롱 간신히 걸려 있다
어떤 것은 너무 높아 손이 닿지도 않는다
어느날
고드름처럼 얼어붙은 그 말
뻣뻣하고 삐죽했던 그 말을 향해
두 손을 뻗는다
두 손바닥으로 감싼다
입김을 불어 따뜻하게 녹인다
잠시 후
그 말은
따개비처럼 내게 딱 붙는다
이젠 억지로 뗄 수 없다
상처날까봐
다시 아물지 않을까봐
허공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말들이 걸려 있다
말들이 교통사고 나지 않게
손을 내밀어 붙잡는 이들이 있다
잡은 말에 튼튼한 바퀴도 달아준다
단단해지고 무거워진 말
더 이상 허공에 매달리지 않는다
톡,
톡(talk),
떨어진다
네 말이 천천히 굴러온다
대화의 수레바퀴가 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