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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 인형

by 제이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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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 전 쯤일거야

영국의 어느 마을 인형 가게에서

구입한 인형 하나,

조각천을 이어 붙여 만든 부엉이 인형,

화장대 옆 구석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네.

저 여기 있어요, 방긋


막내딸은 인형을 꼭 잡고 따라다녔지.

숙소로 돌아왔을 때

인형이 사라진 것을 알았어.

어디로 갔을까?

딸이 말했어.

어디로 날아간게 아닐까?


한참을 찾아다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우두커니 섰는데

복도 창가 기둥 옆에

부엉이가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었네.

'걱정 말아요. 저, 여기 있어요.'


무거워진 신발은 뭉게 구름되어 솟아오르고

축 처진 팔에 부엉이 날개가 꿈틀거리네

납작해진 숨결은 꽃봉오리처럼 봉긋해지네


천 조각마다 마음이 있어

하나의 지혜가 다른 지혜를 불러 모았네

하나의 용기가 다른 용기를 잡아 주었네


하나씩 이어보세요.

서두르지 말고

부엉이 인형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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