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쓰는 아침에는
눈이 더 일찍 떠진다
밤새 붙잡아 둔 시상이 날아갈까봐
집안은 더욱 고요하다
커튼 사이로 손을 내미는 햇살은
바람까지 끌어당기며 내게 아첨한다
그 달콤한 속삭임에 이끌려 창가에 앉는다
커피 한잔 내리면
쌉싸름한 커피를 종이에 찍고 싶어 진다.
글이 품은 진한 향기는 제인에게 전해질테니
키보드 말고 펜을 꺼낸다
시쓰는 아침에는
매미들이 더 요란하게 울어댄다.
남은 시간에 타이머를 재고
그 흔적을 어서 기록하라고 재촉한다
똑, 떨어지는 눈물
잎사귀 위에 물방울 떼구르르
펜 촉에 톡 스며든다
마르지 않는 잉크!
써내려간 시 한줄,
주변의 소리들을 불러 모은다
아주 작은 소리를 낸다
갑자기 어디선가 매미 한마리
그 소리 듣고 힘차게 날아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