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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마스 Mar 21. 2024

EP 15. "여기는 너무 정신없어"

[소비자가 본 스페셜티 커피]




"여기는 너무 정신없어."



지인과 카페투어를 다니면서 들었던 말이다.


카페에서 틀어진 음악 장르가 J-pop이었고, 꽤 가사가 많았던 노래들이 연속으로 나왔다.

(기억을 되짚어보자면 아마 Yoasobi였던거 같다)


카페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생각해 보면 인테리어, 메뉴, 가구 등의 요소들도 있지만, 음악도 빠질 수 없는 카페의 구성요소이다.


오늘은 '카페에서 틀어주는 음악에 대한 감상'에 대해서 얘기해보려 한다.





우선 최근 주위에서 재생되고 있는 음악에 대해 먼저 말해보려 한다.


대중적으로 인식이 되어야 하는 카페에서는 주로 인기 팝송 또는 유튜브에서 만들어지는 수많은 플레이리스트를 스크린에 띄우며 플레이되는 노래들이 많다.


그와 반면 작게 운영되는 카페에서는 주로 본인들의 취향을 담은 노래들이 많이 흘러나오지만, 대부분이 가사 없는 음악, 특히 재즈나 피아노곡 위주의 음악들이 흘러나온다.


물론 이런 본인만의 브랜딩을 위해 카페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선정하는 것은 좋지만, 필자는 소규모 개인 카페의 80% 정도가 전부 재즈나 피아노곡을 플레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딜 들어가도 비슷한 것 같은, 흰색벽에 우드톤의 인테리어, 그리고 이제는 음악마저도 획일화된 카페 인테리어 요소가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도대체 필자의 마음에 드는 음악적인 요소는 어떤 것인가?


사실 이건 위에서도 계속 언급되는 '획일화된 카페 인테리어'에 답이 있다.


보다 색다른 인테리어를 기반으로 한다면, 그제야 비로소 원하는 음악을 같이 얹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결국 음악은 카페 인테리어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Rock & Roll Cafe


우선 가장 필자가 원하는 이상향의 카페라면 이런 Rock n Roll의 감성을 띈 아메리칸 감성의 인테리어이다.


머신에 동전을 넣고 고객이 원하는 대중음악을, 이 당시에는 Rock n Roll 장르의 음악을 매장 전체가 울리도록 크게 플레이하는 그런 모습의 카페.


물론 이렇다면 이런 문화를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 위주로 방문할 것 같다.


반대로 이런 형태는 카페가 아니고 다이너이지 않냐라는 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다이너 형식의 운영은 지금 자주 보이는 브런치 카페들이랑 구성이 같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오히려 이런 형식의 카페도 충분히 수요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미 마이너 한 장르의 음악이 울리는 곳이라면, 팬덤을 위한 장소로 인테리어를 구성하는 게 오히려 맞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상상을 조금만 더하자면 이런 곳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판다면 더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림다방


만약 이런 마이너 한 분위기를 한국의 감성으로 이어보자 한다면, 다방의 모습이 가장 이상적일 것 같다.


한국의 민속가요 또는 7080의 음악이 거부감 없이 흘러나오는 공간.


그러면서 충분히 고즈넉하고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특히나 스페셜티 커피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지금 판매하고 있는 필터커피를 베이스로 만드는 화려한 믹스커피, 또는 쌍화탕을 재구성한 메뉴 다양한 시도가 공격적으로 시도해 볼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를 가장 현대적으로 풀어낸 카페는 프릳츠라고 생각하지만, 프릳츠의 메뉴들이 다방에서 나올만한 카페인가를 생각하면 아직은 현대적인 카페의 모습에 한옥과 다방의 모습이 얹어진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많은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획일화된 장르에 대한 '반'의 정신으로 나오게 된 프로젝트: COMU


어쩌면 그런 이유로 카페를 운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필자는 이런 획일화된 카페 음악 소비를 바꾸어보려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


지금 업로드한 사진은 소모임 기반으로 한 커피와 음악을 온전히 음미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시도하는 새롭다면 새롭고, 이미 존재한다면 존재하는 '음반감상회를 커피와 같이하는 시간'을 가지는 모임이다.


커피의 시선으로 보자면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선택해서 들으며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즐기고, 음반의 시선으로 보자면 음반에 어울리는 커피를 같이 페어링을 해서 온전히 그 음악에서 느끼는 감각을 이어가는 시간을 가지는 기획이다.


철저한 계획으로 이루어진 프랜차이즈의 '반'으로 생겨난 개인카페도 결국 획일화되었고, 그런 카페의 '반'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커피 소모임들이 있다.


필자는 이런 형식의 소규모의 기획들을 여럿 만들어보고 실행하고 있다.


더 이상은 획일화되지 않은, 그렇지만 온전하게 한잔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장소의 한계를 가지고 있지 않은.


그런 시간을 소개하고 싶은 기획자의 롤을 플레이하려 하고, 이런 '반'의 움직임이 더 거셌으면 하는 요즘이다.


다시 첫 문장으로 돌아와, 누군가 정신없는 음악을 틀어놓았다고 얘기한다면 현재의 필자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래도 물리지는 않잖아"




- EP 15. END.







*[소비자가 바라본 스페셜티 커피]는 매주 목요일 오후 9시에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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