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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혜성 Dec 07. 2023

상향평준화된 이미지

이미지의 사전적 정의는 ‘심상‘(감각에 의하여 획득한 현상이 마음속에서 재생된 것) 또는 ’어떤 사람이나 사물로부터 받는 느낌‘이다. 대체로 사진과 이미지라는 단어를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이미지는 사진보다 추상적일 수 있는 감정을 내포하거나 발산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너무 많은 사진을 본다. 그 사진 중 대부분은 이미지라고 부를 수 있는 소위 말하는 ‘느낌’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 세대는 이미지의 잠식당했다. 이미지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문자보다 시각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이미지(사진) 없인 소비를 위한 선택조차 머뭇거린다. 밥을 먹기 위해 들어간 식당에서조차 연출된 이미지가 없으면 메뉴를 선택하기도 힘들다.(본인은 햄버거조차 사진을 보고 주문한다) 그리고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경쟁하듯 ‘쿨’하고 ‘힘’한 이미지를 생산하려고 애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삶을 둘러싼 이미지가 현실을 보여주는 건 아닌듯하다. 나만하더라도 인스타그램을 켜보면 주변 작가의 호화스러운 생활, ‘힙’함이 충만한 작업실, 아무런 어려움 없어 보이는 삶이 뒤범벅되어 진열되어 있다. 그 외의 친구들도 매주 새로 생긴 카페를 가고, 신제품은 그들의 것이며, 유럽으로 가는 해외여행은 내가 부루마블에서 파리를 사는 것보다 쉬워 보인다.


혹자는 ‘상향평준화된 이미지’ 또는 ‘환각 이미지’라고 말하더라. 전적으로 동의한다. 모든 게 상향평준화되어 버렸다. 상향평준화된 이미지는 다른 평균치의 사람들에게 박탈감을 주기도 한다. 더 심해지면 이미지는 눈을 통해 들어왔지만 뇌와 마음을 지배해 환각상태에 이르게 한다. 연출된 것들은 허상이다. 허상을 통해 나의 절망을 굳이 만들어내지 말아야 한다. 우린 심미안을 가짐과 동시에 경계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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