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둘레길 –15 창과 문에 대한 말
강원도 정선군 동면 몰운리에 사시는 송매옥 윤명수 부부의 정선아라리를 듣는다. 눈비야 오너라 눈비야 오너라. 오셨던 낭군이 못 가도록 눈비야 푹푹 오너라. 노처녀가 지은 노래가 아닐까 궁금해진다. 눈이 그렇게 많이 오는 데야 자동차도 가기 어렵지 않은가. 누구도 부를 수 있는 쉬운 가락이지만 한스러운 곡조에 담긴 내용이 내 일처럼 애틋하고 주변의 일처럼 가슴이 짠하다.
정선 아라리를 지은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 노총각 노처녀는 기본이고, 오일 장 가는 할아버지, 메밀묵 만드는 사람, 소박맞아 친정으로 가는 여자, 시어머니하고 밭을 매다가 얻어맞은 며느리 등 민초들로 세파를 벗어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눈깔이 사탕은 입에다 물면은 세(혀)밑이 살살 녹구요 참나무 장작에 매를 맞으면 눈알이 팽팽 돌아요. …호박은 늙으면 단맛이나 나지. 사람은 늙어만 진다면 단맛도 없네.
아라리를 듣다 보니 힘들고 어려운 요즘 세태가 떠오른다. 자본주의가 뭔지도 모르고, 경제발전만 하면 다 잘 살고 행복할 것 같았는데. 그간 우리가 꿈꾼 것은 허상이었나. 자식들 공부시키면 잘살 것 같아 죽을힘 다해 학교 보냈는데,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에게 이 땅은 헬조선이라 불린다.
예나 지금이나 유토피아는 우리 머릿속에나 있는가 보다. 비바람을 맞고 거리를 떠도는 사람들이 부르는 노랫소리가 아라리처럼 들린다. 이번에는 창과 문에 대한 말을 찾아보았다.
. 들창 : 들어서 여는 창. 벽의 위쪽에 자그맣게 만든 창.
. 바라지 : ① 방에 햇빛을 들게 하려고 벽 위쪽에 낸 작은 창.
② 누각 따위의 벽 위쪽에 바라보기 좋게 뚫은 창
. 불창 : 석등의 불을 켜 놓은 부분에 뚫은 창
. 널빈지 : 한 짝씩 끼웠다 떼었다 할 수 있게 만든 문 = 빈지
. 다락장지 : 방과 다락 사이에 달린 미닫이문
. 장판문 : 문틀에 널빤지를 붙여서 만든 문
. 새김문 : 넓은 널빤지의 표면을 도려내어 무늬를 새기고 반대쪽에는 창호지를 바른 문. 조각문
두런두런 궁시렁궁시렁-----------------------------------------------
1) 예전 아이들은 아궁이 앞에서 불을 때며 책도 읽고, 노래도 불렀습니다. ‘밑불’은 처음 불을 피울 때 불씨가 되는, 본래 살아 있는 불입니다. 또 불이 이글이글하게 핀 숯덩이는 ‘불잉걸’입니다. 여기에 석쇠를 놓고 갈치를 구워 먹기도 했습니다.
2)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회장님이 악, 하는 비명과 함께 뒷목을 잡고 쓰러지는데 ‘뒷목’은 방언이고 ‘목덜미’가 표준어입니다. 거기 제비초리가 자라면 보기 싫은데 이발할 때 면도를 잘 해야 깔끔합니다.
3) 아이들에게 자, 아빠다리로 앉으세요, 라고 자주 말하는데 아빠다리나 양반다리가 아니고 ‘책상다리’입니다. 한쪽 다리는 오그리고 다른 쪽 다리는 그 위에 포개어 얹고 앉은 자세입니다. 스님들 수도할 때 앉는 자세는 ‘가부좌’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