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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산호 Dec 01. 2023

아빠와 함께 보물섬으로 2

 2. 레토코 (일본)        

가무이왓카 폭포와 시레토코이오 산(위키백과)




- 다음은 어디인가요? 

- 일본 열도 가장 북쪽에 있는 땅끝 마을로 ,아이누어로 ‘땅이 끝나는 곳’이야. 홋카이도(북해도 지방) 시레토코반도는 육지와 붙어있기는 하지만 섬과 다를 바가 없어. 산과 바다의 생태계가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천혜의 자연공간인 셈이지. 그러나 우리에게 홋카이도는 가슴 아픈 곳이지.


- 그래요? 홋카이도 지방에 대해 더 알려주세요.

- 일단 아주 추운 곳이야, 냉대기후이고. 동쪽에는 태평양이 있는데 여름에 바다안개가 자주 끼고, 북동쪽은 오호츠크해가 있는데 겨울에 유빙이 떠내려 오고, 서쪽에 동해가 있는데 겨울에 눈이 많이 와. 본토와 달리 아이누족이나 소수민족이 살았던 곳으로 메이지시대 이후에 일본인들이 대거 이주했어. 태평양 전쟁 말기 20만 명에 가까운 우리 조상들이 강제 징용으로 끌려가 일한 곳이기도 하고. 돌아가신 분도 있고.


- 조상들의 원혼이 깃든 곳이네요.  

- 응. 그래. … 어마어마하게 눈이 많이 오는 곳이라 스키장도 많아. 눈이 이십 미터씩 오는데 어디를 보아도 하얀 눈이 펼쳐진 설국이라 환상적이지. 참, 눈길을 걸어가려면 스노우 슈즈, 우리말로 설피를 신어야 해. 그래야 발이 빠지지 않지.


- 눈도 많이 오지만 유빙도 떠내려 온다고 하던데요. 아, 나도 얼음 타보고 싶다.

- 1~4월이면 러시아 아무르 강에서부터 이천 킬로미터를 떠내려 온 유빙이 오호츠크해안에 가득해. 말 그대로 바닷물이 찬바람에 얼었다가 떠내려 오는데 해류와 바람을 타고 홋카이도 해안에 도착하는 거지. 이 얼음덩어리는 사람이 타며 놀 수도 있는데, 혼자 오는 것이 아니라 풍부한 플랑크톤도 함께 가지고 내려와. 그래서 연어, 큰바다사자, 범고래 등의 좋은 서식지가 되고, 숲에는 불곰, 에조사슴, 에조리스(청설모), 참수리나 부엉이도 살게 되는 거지. 


- 고래가 노는 모습도 볼 수 있나요?

- 반도의 동쪽 바다에 가면 유빙을 따라 회유하는 범고래와 돌고래도 볼 수 있어. 운이 좋으면 항구 바로 근처에서도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고래가 바닷물을 뿜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참, 유빙 속에서 사는 클리오네라는 껍질 없는 조개는 일본에서는 바닷속을 귀엽게 날아다녀 ‘바다의 천사’라는 별명이 있어. 바다에는 바다사자, 연어, 고래 등의 포유류와 바다새, 철새들이 서식하고 있어. 


- 유빙이 생각보다 좋은 일을 많이 하는군요. 

- 맞아. 이곳은 해양 생물, 육상생물 모두에게 중요한 곳이야. 흰꼬리수리나 북극여우가 유빙을 타고 시베리아에서 오는 경우도 있어. 바다표범은 유빙 위에서 새끼를 키우기도 하고.


- 다른 동식물도 알려주세요. 

- 오래된 저지대 숲에는 침엽수와 활엽수 원시림이 울창해. 고로쇠나무, 미즈나리 떡갈나무, 가문비나무, 사할린 전나무 등. 더 높은 고도에 눈잣나무가 자라고. 거기에는 여우, 사슴, 곰, 부엉이 등이 살고 있고. 흰꼬리수리, 시마후쿠로(홋카이도 수리부엉이), 800종에 이르는 고산식물과 시레토코 제비꽃 같은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도 있어.


- 제비꽃도 살아요?

- 우리나라에서처럼 제비가 올 무렵 산이나 들에 피는 제비꽃과 달라. 고산식물로 산꼭대기 부근에 사는 시레토코 토착종이야. 6월 말이나 7월 초에 꽃을 피우는 강인한 식물이야.

 - 에조사슴은 사람이 사는 곳에도 자주 나타난대요.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치지도 않고.

 - 우리가 보고 있는데도 도망칠 생각이 없어 보여. 자연과 사람이 이렇게 어울려 공존할 수도 있구나 싶지. 엉덩이 하얀 털이 뒤집히면 위기감을 느끼고 도망가는데 거리가 있으면  도망가지 않아. 개체수가 많이 늘어나 정부에서 한 번씩 포획작업을 한다고 해. 


- 불곰이 나타나기도 해서 무섭다던데요. 

- 시레토코의 터줏대감은 사람들이 아니라 불곰이었어. 불곰들에게 인간은 반갑지 않은 손님이었던 거야. 인간이 찾아들고 홋카이도에 개발열품이 불면서  불곰은 멸종 위기에 이르렀거든. 지금은 국립공원에 300마리 정도가 살고 있는데 혹시 생길 일을 예방하기 위해 주민들이 학교나 마을회관을 다니며 교육하고, 길목마다 ‘곰 출몰 주의’를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해 놓았어. 


- 다섯 개 호수 탐방로에 나타난다는 말을 들었어요.

- 탐방로를 걷다 보면 맑은 호수에 비친 시레토코 연봉들과 자작나무들을 볼 수 있는데 아주 환상적이야. 그런데 불곰은 보기가 어렵다고 해. 불곰들은 연어나 송어를 잡아먹기 위해 주로 이와오베쓰강에 자주 가거든. 

- 저기 폭포가 특이해요. 절벽에서 바다로 직접 떨어지고 있어요.

- 후레페 폭포라고 하는데 폭포 정상에서 지하수가 솟아나 절벽에서 바로 오호츠크해로 떨어져. 그 모습이 꼭 처녀의 눈물 같아 ‘처녀의 눈물’이라고 애처롭게 부르고. 그런데 사람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물이야. 


-  수질이 안 좋은가 봐요.

- 아니야. 바다로 바로 떨어지니 사람이 먹을 수 없어서 그래. 

- 아, 그렇군요. 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주민들의 노력이 아주 컸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 맞아. 시레토코는 일본에서도 접근하기 어려운 오지라고 할 수 있는데 2005년 7월에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면서 생태여행지로 주목을 받게 되었어. 이 지역에 살던 주민들이 벌인 노력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되기 힘들었을 거야.


- 특별한 노력이 있었는가 봅니다.

 - 아이누족이 사냥이나 채집하면서 살던 곳인데 홋카이도가 개척되어 살기가 좋아지면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어. 터전을 잃게 된 주민들이 내셔널트러스트(National Trust)  ‘1인 100㎡ 숲 살리기’ ‘한 구좌 8000엔 기부 운동’을 전개하면서 시레토코의 삶과 자연환경을 지켜낼 수 있었다고 해.               


시레토코 위치(위키백과)


-참고문헌

 1. 이토록 굉장한 세계 /에드 용 지음, 양병찬 옮김/어크로스

 2. 세계자연유산 답사 /사계절/ 글, 사진 허용선/ 2020

 3. 뉴튼 세계 자연유산 / 아이뉴턴 /2017

 4.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 생각의 나무 /마르코 카타네오, 자스미나 트리포니/2007   5. 네이버지식백과 

 6. 두산백과

https://www.japan.travel/national-parks/ko/parks/shiretoko/plants-and-animals/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8722441&code=61121711&cp=nv


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2721

https://livejapan.com/ko/in-hokkaido/in-pref-hokkaido/in-shiretoko/article-a1000015/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0455745&memberNo=560

유빙이야기

https://youtu.be/kfQTJwDuC-0 

세계테마기행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4024133&ref=A KBS 

日, ‘징용자 수백 명 희생’ 홋카이도 탄광 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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