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설 아침을 맞이했다. 일기예보는 틀리지 않아서 아침에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아침에 대문에서 현관까지 눈을 치우는데 목이 긴 장화를 신어야 했다. 밤새 내린 눈으로 막내 동서네는 오지 못할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잠시 후에 내가 눈을 치운 길을 따라 막내 식구들이 걸어 들어왔다.
일찍 형제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한 셈이었다. 막내네가 들어서자 눈 얘기로 화제가 되었다. 부여로 들어서면서 유독 펑펑 내렸다고 했다.
마당에 개에게도 아침을 주려면 길을 만들어야 해서 개집까지 눈을 치우느라 가까이 갔더니 계속 짖어대었다. 나는 오로지 멍멍이를 위함이었으므로 계속 길을 만들어 눈을 치워갔다. 끝까지 다가갔더니 자기 집 뒤로 숨는다.
눈은 그칠 줄 모르고 계속 내렸다. 성묘는 당연히 취소되었고 오랜만에 식구들은 느긋하게 설날 아침상을 앞에 놓고 맛있게 먹었다. 전날 부친 전이며 갈비 잡채 등이 인기가 있었다.
식구들이 아침상을 물리고 큰 시숙이 개밥을 줘야 한다며 밥이든 양푼이를 들고나가셨다.
오늘 조금의 선행으로 식구들을 편리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