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참 음악회

by 옥희



지난 화요일 교회에서 음악회가 열렸다. 음악회 포스터가 우리 가게 안에도 붙였다. 말 그대로 새참 시간을 이용하여 시골 작은 교회를 찾아다니는 음악회라고 한다. 나도 이번 진행하는 행사는 처음이라 어떤 분위기인지 알 수가 없었음에도 전문 성악가가 이 작은 교회를 찾아준다는 마음이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하였다.


주관하는 교회 목사님이 성악가와 반주자의 프로필을 소개하였다. 성악가인 베이스와 반주를 맡은 두 음악가는 모두 서구에서 유학하여 교육을 받은 귀한 분으로 이런 시골에서는 피아노와 노래를 들을 기회가 드문 예술가들이었다. 교회 앞자리에는 어린 학생들이 학교를 마치고 와서 자리를 채웠고 뒷자리에는 시니어 성도들이 듬성듬성 자리를 채웠다. 어느 틈에 나도 시니어 대열에 합류하게 되어도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되었음을 절감한 순간이었다.


젊은 성악가는 매우 친근한 분위기로 단독 콘서트를 진행했는데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 등을 불러 전혀 무료하지 않게 시간을 분배했다. 어린아이들을 생각해서 동요 한 곡도 목록에 넣었다. 자녀를 두고 있다고 소개를 한 성악가는 요즘 어린아이들이 동요를 잘 모른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동요를 부르며 자란 우리 세대는 성악가가 부르는 ‘깊은 산속 옹달샘~’이라는 동요를 같이 불렀는데, 어린아이들 앞에서 유일하게 아는 척할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성악가가 부르는 동요는 우리가 내키는 대로 불렀을 때 하고는 다른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었지만 변함없는 멜로디는 시니어가 된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여 상당히 오랜만에 어린아이 심성으로 만들어 놓았다. 앞에선 성악가는 앞에 앉은 어린 친구들에게 이 노래를 아는 사람 손을 들어보라고 했는데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세대 차이’라고 해야 하는지 ‘교육내용’이라고 해야 하는지 모를 일이나 요즘 트로트 열풍을 생각한다면 마땅히 전해주어야 할 것들을 빠뜨린 어른들의 교육 부재가 아닌가도 생각해 보았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잠시의 시간을 감상했지만, 주최 측은 이 한 시간을 위해 새벽부터 준비하여 서울서 이 시골을 향해 날아오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보여준 잠깐의 행동을 통해 어떤 이들은 평생의 기억으로 남아 앞날을 계획하기도 하고 삶의 목표가 되기도 한다. 교육이든 예술이든 봉사 등 어느 분야에서나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갈라디아서 6:9,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라고 하였다. 당장에 눈에 보이는 결실이 없어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지난 크리스마스이브 행사 때 피아노를 연주했던 어린 꼬마가 앞자리에 앉아 긴장된 눈으로 감상한 후에 성악가와 반주자 사이에 서서 인증샷을 남겼다. 어린 친구는 아마도 세계적인 무대에 서는 꿈을 간직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귀한 일이다.


새참 음악회는 이번이 97회라고 했으며 다음에는 비양도를 찾아간다고 했다. 우리 교회도 평일 시간을 이용한 이런 귀한 공연을 섭외하는 일에 적극적인 마음을 갖자고 얘기들이 오갔다. 이 짧은 시간을 위해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변변찮은 조명과 무대에서 귀한 공연을 해 주신 서울에서 오신 손님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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