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우리 집 앞으로 아이들이 드문드문 학교를 간다. 시골에서 어린아이들이 재잘대며 등하굣길을 보는 건 참 싱그럽게 느껴지는 일이다. 살짝 경사 있는 도로에서 아이들은 걸음이 조금씩 더디어지는데 지금보다 날씨가 더워질 걸 생각하면 안쓰럽기도 하다.
어제도 남자애 둘이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학교를 가는 중이었다. 우리 뒷집에 사는 목사님 댁 아이들이다. 판포교회에 아들 셋을 키우는 사모님은 대단할 수밖에 없다. 아들딸을 키워 본 나는 아들 셋을 키우는 목사님 사모님을 우러러본다.
둘째와 셋째가 등교 시간이 비슷한 모양으로 가다가 돌아서서 삼층에서 내다보는 엄마에게 뭐라고 하는지 소리 내어 동네를 울리게 한다. 아마도 학교에서 있게 될 엄마의 조바심을 듣고 있을 것이다. 나도 학교 다닐 때 준비물을 곧잘 잊어버리고 뒤늦게 집을 향해 달려가서 챙겨오곤 하던 생각이 난다. 목사님 댁 아이들은 준비물을 빠뜨리면 안 된다. 집으로 도로 가기에는 숨이 차기 때문이다.
아침저녁 기온차가 있어서 아직은 외투를 벗지 못하고 형제는 등교하고 있었다. 낮 시간이 되자 점점 더워져. 하교 시간에 아이들은 점퍼를 벗어 손에 들고 책가방을 등에 메어 반팔 차림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땀이 송골송골 맺힌 이마는 이른 아침 풀잎에 달린 이슬방울처럼 햇빛에 반짝거리며 양볼이 발그스레 한 얼굴로 인사를 하며 걸어간다.
꽃과 같이 곱게
나비같이 춤추며
아름답게 크는 우리
무럭무럭 자라서
이 동산을 꾸미면
웃음의 꽃 피어나리
이 노래를 들으며 자라 온 우리는 어른이 되어 어린아이를 보는 경이로움을 맛본다. 이들도 언젠가는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이곳을 떠나는 날이 올 터이지만 지금 꽃과 같은 모습과 웃음소리를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