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
가을 하늘처럼 파란 하늘을 보여주는 아침이었다. 장마라고 하기엔 어쩐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상쾌한 공기를 마셨다. 아무려면 어떤가 기분이 좋으면 그만인 것이다. 무겁게 내려앉았던 구름이 없어지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요즘 제주에는 비가 한 번씩 내릴 때는 받아놓았던 물을 아래로 퍼붓듯이 내린다. 게릴라성으로 내리는 비는 밖을 내다보다 우박 같은 힘으로 다칠 것 같은 두려움도 느낀다. 앞으로 제주는 아열대기후로 변하고 있다는 염려를 몸소 체득하고 있다.
변해가는 제주에서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생각해 보지만 몸에 익숙해진 일상을 어느 날 갑자기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이틀 전 밤에 내린 비는 나를 긴장하게 했다.
우리 집은 마을 도로와 연결되어 경사를 이루고 있는데 뒤편에 있는 다른 집 밭보다 지대가 낮았다. 평소에는 비가 와도 우리 집으로 쏟아져 내리는 경우를 보지 못하다가 그제 밤에 목격한 광경으로 대책을 강구해야겠다고 생각하게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퍼붓는 비는 위에서 주체 못 해 우리 집 한편 마당을 잠기면서 흘렀다. 집주인인 나는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광경에 아연실색했다.
제주의 기후 변화는 멀리가 아닌 바로 우리 집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게 했다. 결국 많은 돈을 들여 기울어진 지대를 높여야 할 판이었다. 돈 생각에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렸으나 천천히 생각하고 준비해 가기로 억지로 마음을 정리했다.
오늘은 그저 맑고 상쾌한 하늘이 주는 좋은 기분을 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