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를 볶을때마다 생각난다
사선 긋기를 해보았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을 실감하는 중이다. 용기가 생긴다는 뜻이다. 삐뚤삐뚤, 빼뚤빼뚤 눈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지만 연필을 잡으면 묘하게 기분이 좋다. 내가 하고 싶은걸 하기 때문이다.
연필과 종이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나를 즐겁게 한다.
'선 긋기는 일정한 간격과 패턴으로 반복해서 연습해야 한다'라고 이기주의 《그림 그리기가 이토록 쉬울 줄이야》에서 말하고 있다. 나의 선 긋기 종이가 나의 성격도 말해주고 있다.
참깨
깨를 볶았다. 3~4년 전 친정어머니가 텃밭에 농사지은 깨였다. 땅이 기름지지 않아 깨알이 부실했다. 그러나 볶아서 빻아보면 고소한 냄새가 진동했다. 친정어머니는 참깨를 귀하게 여겼다. 오래전 농사지어 바짝 말린 깨는 깨끗이 씻어 볶았다. 거의 다 볶아올 때 맛을 본다는 핑계로 계속 집아먹었다.
친정어머니가 살아계실 때는 '싸 줄 테니 가져가라' 해도 핑계를 대며 어떡하든지 가져오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어머니가 안 계신 지금은 계속 손을 입으로 가져가며 고소함을 느낀다. 있을 때는 귀한 줄 모르다가 가고 나서야 애석한 마음을 애써 감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