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으로 여는 아침
내 나이 스무 살
나는 파릇파릇한 새내기 대학생
자유로움과 설렘으로 가득한 나이
우리 엄마 나이 스무 살
봄꽃처럼 예쁜 나이
운명처럼 한 사람을 만나
감히 결혼이라는 걸 약속한 나이
내 나이 서른
나는 한 사람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
그리고 문득 떠오른 엄마 생각
우리 엄마 나이 서른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
홀로 버스에 태우고
서둘러 출근하는 집안의 가장
내 나이 마흔
나는 어느새 세 아이의 엄마
하루 종일 바쁘고 분주한 나날들
잠든 아이들을 매만지며
또다시 엄마 생각
우리 엄마 나이 마흔
두 명의 고등학생의 엄마
새벽의 어둠을 가르며 나가
달빛과 함께 돌아와서
잠든 우리를 쓰다듬었던 엄마의 거친 손
저기 엄마가 걸어온다.
오랫동안 그 많은 짐들을
홀로 어깨에 짊어진 채로
고작 내 나이였던 나의 젊은 엄마가
엄마의 삶은 쉽지 않지요?
저도 서른에 엄마가 되었고 그제야 제 엄마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자기중심적인 세상에 살다가
엄마가 되고 나니 그동안 엄마의 자리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엄마로서 살아가는 게 어려운 일이지만
제 이전 세대에 비하면 저는 그나마 나은 거구나 싶어요.
저희 엄마는 저보다 훨씬 더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셨고
육아, 가사, 직장에 항상 바쁘신 분이셨거든요.
그 힘든 시간을 온전히 이해하진 못하겠지만
시간을 따라 엄마의 자리를 느끼며 엄마를 더 이해하게 되네요.
한 주의 시작입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그림 - <엄마와 딸> 커버 사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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