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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란 Jun 25. 2024

훗카이도대학 종합박물관 캠퍼스 즐기기

공짜로 즐기는 훗카이도 공부

여행지에 도착을 하고 짐을 풀어내니 밤이 되었다.

쫄보라 밤시간대 돌아다니는게 무섭기 때문에 편의점에서 간단한 요깃거리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물론 편의점에서 맥주 한캔 사서 홀짝인건 당연한 루틴이다.

밤 늦도록 어떤 여행을 할지 검색창을 뒤지다 잠들었다.

가장 가까운 [훗카이도 대학 박물관]이 평점이 높아 첫 방문지로 선정했다.

일단 입장료가 없고 대학의 캠퍼스 구경도 할 수 있으며,

오픈시간도 10시로 준비하고 나가며 딱 좋을것 같았기 때문이다.

삼각대와 간단한 짐을 둘러매고 밖을 나왔는데 하늘에서 보슬보슬 비가 내렸다.

다시 캐비넷으로 돌아와 우산을 꺼내들고 바깥을 나섰다.


밤에는 보지 못했던 풍경들이 펼쳐졌다.

너무 슬펐던건 무릎까지 쌓여있는 눈더미들

벚꽃을 기대하던 나는 벚꽃샷을 찍기 위해 흰색자켓에 핑크블라우스를 봄봄스럽게 코디했는데 앙상하게 가지만 남아있는 나무들만 있을 뿐이었다. 나무들 살아는 있는건가 싶을 정도로 까맣게 매말라 있었다.

거기에 비까지 내리니 삿포로에 나 혼자만 색칠되어진것처럼 어색하게 느껴졌다.

내 머릿속 환상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봄옷이라 그런지 추웠다.


'나는 럭키걸이기 때문에 운 좋게 벚꽃을 만날수 있을 것이다' 라고 간절히 바랬지만 나중에 입수한 정보로는 벚꽃을 보려면 5월에 와야 한다고 한다. 겨울과 여름이 아름다운 도시인데 이도 저도 아닌 풍경만 보게 된 것이 슬펐다. 하염없이 생기없는 나뭇가지만 바라보았다. 영 꽃이 필 기미가 보이지 않는 앙상함 뿐이었다.

벚꽃은 이제 내 마음속에서 포기해야만 했다.

이건 내가 할수 있는 영역 밖이니, '다른 목표를 찾아 최대한 누려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런저런 매마른 나무를 보며 터덜터덜 걷다보니 지도에 찍혀있던 시간보다 빠르게 박물관 앞에 도착했다.

오픈시간보다 20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문이 잠겨있었고 안에서는 오픈을 준비하는것처럼 인기척이 보였다. 날이 춥기도 하고 비도 오기도해 서 어디 갈 곳이 없어 카페를 찾아 두리번 거리던중 교내 편의점이 있어 발걸음을 옮겼다. 도시락 코너가 굉장히 컸는데 샐러드부터 샌드위치 초밥 고기 도시락등 고르기도 힘든 다양한 종류들과 빵들이 많았다. 가격도 너무 착해서 내가 사재기 해놓고 황제처럼 식사하고싶은 마음이 들었다. 좋아하는 브랜드인 키스미 화장품들도 있고 필기도구도 있고 간편하게 입을수있는 속옷들도 있는 만능 편의점이었다.

편의점 2층에는 학생들이 모여서 과제하고 수다떨고 하는 자리가 마련되어있었는데,

학생들 사이에 섞여 앉아있어보니 시골 학생들의 그 풋풋함과 밝고 맑음에 몸과 마음이 정화되어갔다.

바깥에 내리는 비와 자판기 카페라떼, 그리고 웃음소리

 

무슨말을 하고있는지 모르지만 남학생과 여학생 사이에 툭 건들여도 웃기기만 한 라부라부 기류가 감지되었다. 부럽기도 예쁘기도 사랑스럽기도 했다. 이젠 눈빛만 봐도 저건 사랑이구나 하고 알아차리게 되는 나이다.

내가 그들의 시간이 아름답게 느끼 듯

또 누군가는 나의 시간이 아름답다 느끼겠지

잠깐 사색에 잠겨 행복한 감상에 빠져들어갔다.


그렇게 나만의 티타임을 보내고 셀카도 몇 개 찍은후 (아침이라 너무 부어있어서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원래의 목적지인 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은 입구 전시장에는 훗카이도대학이 훗카이도에서 탄생하게된 배경, 업적 등 학교의 역사가 전시되어있엇다. 뭔가 대단한 자료들이 많이 있었지만 글을 읽지 못하니 뜻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글자가 새로로 작성되어 있어 번역도 잘 되지 않았다. 졸업생 단체사진, 표창장 받은 흑백사진등이 붙어있었는데 제복을 입은 사진들이 많이 보였다. 그 사진을 보니 이 곳이 역사가 오래된 곳이구나 라는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이동중에 보이는 건물 내부는 두꺼운 나무로 지어진 형태였다. 나무 색 자체가 어두워서 밤처럼 캄캄하게 느껴지는 복도였다.



다음 전시장에 가면 북극컨셉의 전시장이나온다. 거대한 북극곰, 북극악어 같은 대형 전시물들이 있어 보는 재미가 있었다. 훗카이도 대학은 북극에도 연구팀을 보냈는지 각종 뉴스기사들과 함께 북극곰이 나온 사진들을 볼 수 있었다.

다음은 의과대학 전시장이었는데 훗카이도대학의 의료연구기술에 대한 내용들과 오래된 의료기기들이 전시되어있었다. 외과, 피부과, 치과 세종류으 전시장이 리얼하게 마련되어 있었는데 방문객이 많지않아 조금 소름이 돋기도 하는 리얼한 전시품들이 많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게 피부과 전시장이었는데 수많은 더미들이 진짜 사람피부처럼 각종 질병이 걸려있는 상태로 전시되어있었다. 보는 내내 인상을 펼수 없었다. 피부가 썪고 고름끼고 찢어진 모습들이 실물과 흡사했다. 한번씩 피부질환이 왔을때 내 팔 다리와 겹치기도 했는데 이 전시가 더 몰입이 되었던건 마치 내피부에 질병들이 생긴것같은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다음은 기계 전시장

다양한 기계들이 전시되어있었는데 용도를 잘 모르겠는 기계들이었다. 노트북 분해된것도 있고 각종 모니터들이 있고 기계부품들이 있는데 이 부품들은 어떻게 봐야 하는 건지 몰라서 그냥 있구나 하고 봤다. 이 안에 기술들이 있고 자랑거리라서 전시를 해 둔 것일텐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런 기계들을 볼때 어떤걸 봐야하는지 유투브로 배워둬야겠다.


 게임 전시장. 어린시절 티브이에 연결해서 하던 게임기들과 게임팩 요즘나오는 닌텐도 게임기 까지 년도별 게임기의 연대기로 꾸며져 있었다. 가족과 함께 온다면 부모님과 아이들이 게임으로 소통할수있는 즐거운 추억거리가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삿포로여행에서 게임 전시만 2-3번 정도 볼 수 있었는데 일본의 게임에대한 사랑은 한국보다 더 진심인것 같았다.


다음은 공룡전시장이었는데 각종 화석들과 공룡 뼈들이 복원되어있었다. 이게 훗카이도대학에 전시되어있는지 의문이긴 하지만 지질연구나 고고학도 훗카이도대학에서 연구하는 학문 하나가 아닐까 하고 추측해 뿐이다. 암모나이트 산호 부터 공룡 익룡들 까지 아주 공룡이 있어 전시장을 웅장하게 채웠다. 공룡 전시장에는 각종 체험 코스도 있어 아이들이 오면 좋아할것 같았다. 나는 마지막 전시쯤 되니 체력이 떨어져 쉬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지만 말이다

 보석전시장으로 넘어갔다. 그냥 까만 돌들이 세공되어지는 과정에 모습들이 전시되어있는데 가다듬기전 까만 사이로 반짝이는 보석조각들이 눈에 들어왔다. 오묘하게 섞인 색들이 마치 우주같았다. 녹이고 순도올리고 갈고 만들고 손에 들어온 보석은 만들어지는 정성만큼의 가치를 받고 있는것일지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금와서 사진첩을 보면 가장 많이 찍혀있는 사진들이 사진들이다. 매끈하지 못하고 거칠거칠한 형체없는 보석이 되기전의 원석들 원석들은 어떤것이든 수 있다.


전시를 모두 관람하고 내려오는 복도에 오래된 컴퓨터들이 전시되어있다. 요즘처럼 화면이 날렵하지 않고 두껍고 화면이 작은 컴퓨터들과 각종 언어의 타자기들이 모여있었다. 아주 어린시절 한번씩 스쳐지나갔던 디자인도 일부 있어 추억이 회상기도 했다. 그리고 낡은 기계 특유의 냄새가 있는데 그 냄새마저 정겨웠다. 그시절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내가 잠시 스처지나갔다.

화살표만 따라가면 1층부터 4층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된 동선으로 전시를 관람하게 된다. 마지막층은 연구실로도 사용되고 있는것 같았다. 중간에 문이 닫혀있는 방 안으로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기도 했다. 까만 양복에 흰 와이셔츠 목까지 잠군 일본스러운 연구원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1층에는 식당도 운영되고 있는데 배가고프다면 이곳에서 식사할수도 있다.

전시관람을 마치니 12시 반쯤 되었다.

10시10분즘 입장했으니 집중해서 본다면 2시간 가량 관람 가능하다.

2시간 보는 전시는 정말 잘 꾸려진 전시이다.

삿포로 방문시 꼭 가보세요!

현지 캠퍼스와 역사 모두 경험할수 있는 질 좋은 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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