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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기대기만 할 것인가

by 한찬희

10대 시절, 우리는 친구를 사귀며 서로에게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20대가 되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직장에 대한 한탄과 누군가에 대한 불만으로 끝없는 하소연이 이어진다. 때로는 공감해 주고 위로해 주지만 요즘은 생각이 바뀌었다.

'언제까지 누군가에게 기대기만 할 것인가?'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이제는 그것을 알 때가 되지 않았나. 물론 감정을 나누는 것이 심리적 안정을 주기도 하지만, 그 감정이 해소되는 방식이 항상 건강한 것은 아니지않은가. 끊임없이 공감을 요구하며 자신의 슬픔을 알아달라고 외치는 것이 과연 건강한 방향인가.

슬픔을 직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욱 건강한 해소법일 수 있다. 스스로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현재의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여보자.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슬픔의 원인을 차분히 분석하고 그 감정을 이해하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과정이야말로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이는 곧 혼자서도 슬픔을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 즉 자립심을 키우는 중요한 과정이 될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쉽지 않다는 건 안다. 우리는 사회적인 동물이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힘든 일이 있을 때 기댈 수 있는 친구,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동료, 위로와 격려를 건네는 지인들의 존재는 큰 힘이 된다. 마음을 다잡고 혼자서 감정을 다스리려 노력하다가도, 술 한잔 기울이며,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순간적으로 무너지고 마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주변에 아무도 없게 되는 순간을 상상해 보자. 홀로 남겨진 자신을 마주했을 때, 습관적인 감정 토로 외에 다른 해소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얼마나 막막할까? 결국 어려움을 혼자 극복해야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온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빠르게 변화해야한다.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한다.

스스로에게 성숙한 대화를 시도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일이 있었는데 너무 싫어!"라고 외치는 대신, "그때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과연 최선이었을까? 혹시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앞으로 비슷한 상황에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까?"와 같이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건설적인 대화를 자신과 나누는 것이다.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건 나 자신이지않나.

단순히 불평과 한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대화.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대화. 우리는 언제까지 1차원적인 불평으로 시간을 낭비할 것인가?

지금이라도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을 바꿔보자. 공감받기를 바라는 관계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이해하고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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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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