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기억은 무엇인가요?

1000자 이내 글쓰기

by 한찬희

슬프게도 7살 이전의 기억은 없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집에서 살았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렴 어떠한가, 첫 기억인 7살의 기억은 생생하게 남아있으니 됐다. 이때 나는 인천에 살고 있었다. 나는 분명 서울에서 태어난 사람인데… 이유는 잘 모르지만 어른들의 사정이 있었겠지. 꽤나 신기한 구조의 빌라에 살았는데, 빌라 두 채가 같은 모양으로 서로를 마주 보며 서 있다. 아파트도 아닌 것이 말이다. 빌라에서 나오면 3단 공원이 나를 맞이한다. 이 드넓은 공원이 작은 빌라의 소유인 것만 같은 신기함이 느껴지는 공원이다. 1단계는 놀이터, 2단계는 인라인스케이트장, 3단계는 어르신들이 할 만한 운동기구가 모여 있다. 나는 인라인스케이트를 타지 못했기에 주로 1단계에서만 놀곤 했다. 이때의 기억이 생생한 이유는 빌라에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인데, 같은 유치원을 다니는 친구가 5명 정도 있었다. 지금도 이름이 기억날 정도로 매일 놀던 친구들. 지금은 잘 살고 있으려나.



좋은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치원을 굉장히 싫어한 기억이 가장 크게 남아 있으니. 엄청 비싼 유치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원어민 선생님도 계셨고 방과 후에 바이올린을 배우기도 했다. 나는 유치원에서의 모든 기억을 싫어한다. 엄마 말로는 6살까지는 웃음도 많고 자신감도 많은, 장난꾸러기까지는 아니지만 장난기가 아예 없는 아이는 아니었다고 한다. 하지만 유치원을 다니고부터는 그런 모습이 전부 사라졌다. 유치원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때를 시작으로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보는 아이가 되었다. 가장 또렷한 기억은 아이러니하게도 글짓기 수업 시간이었는데, 어떠한 신문 기사를 보고 3줄 정도의 글을 지어야 했다. 7살 어린아이가 대체 이걸 어떻게 한단 말인가. 뭘 써야 할지 모르겠는 나는 단 한 글자도 쓰지 못하고 혼나기만 했다. 그때부터였다. 글이 싫어진 것은.

keyword
화, 수, 목, 금,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