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 없이도 다가오는 예술'
8월의 수업 주제는 얼음(ice)이었다.
8월은 현대미술을 다루는 달이기도 했고,
평소 꼭 이야기해보고 싶던 올리퍼 엘리아슨을 꺼내기에 더없이 좋은 때였다.
아이들에게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은 채 그의 작품 사진을 보여주었다.
아이들은 왜 내가 이 이미지를 보여주는지 서로 추측하며 열심히 이야기를 나눴다.
“혹시 북극에서 가져온 얼음인가요?”
“지구 온난화에 대해 말하고 싶은 작가인가요?”
가이드 없이도 이렇게 길을 찾아가는 모습이 참 기특했다.
그제야 사진 속 장소가 어디인지, 얼음의 실제 크기는 어떠한지,
작가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함께 나누었다.
우리는 사진이라는 매체로만 간접 경험했지만,
“만약 이 얼음이 우리 앞 공원에 놓여 있다면 어떨까?” 하고 상상해 보았다.
그 얼음이 내 눈앞에 있다면 느껴지는 강도는 또 다르겠지.
그 순간, 글이나 말이 아닌 예술이 주는 힘이 분명히 느껴졌다.
이미 학교와 뉴스에서 기후 문제에 대해 들은 적 있는 아이들이었지만,
예술로 만나는 방식은 또 달랐다.
그 차이가 바로 예술의 힘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된 수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