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며,
해가 지고.
점차 어스름해져 갈 때면
밤의 향기가 코를 찌르고
흙은 빗방울의 향기를 스멀스멀 내뿜죠.
우산을 살포시 접어놓고
머리 위에 새벽의 이파리처럼 이슬이 맺히기를
기다리다가 어느새 머리는 다 젖어버렸지만 왜인지
기분이 좋아서.
서늘한, 밤자국이 몸 여기저기에 스며들고
조금은 씁쓸, 쌀쌀해지지만 그래도 우산을 다시 펼치지
않음에는 조금은 더웠던 무언가를 식히고 싶어서라고
감히 생각해 보아요.
너무 더웠으니 조금은 비를 맞아도 좋다고,
감기 걸리지 않을 정도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