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별이가 뭐라는지 모르겠어요."
화가 난 택이가 말합니다. 별이가 계속 칭얼대는데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해 답답하는 것입니다.
엄마가 별이에게 물어봅니다.
"별아, 뭐라고 했어?"
"엄마~ 오빤테( 별이는 누나 따라서 택이를 오빠라고 부름) 내가 미이트곤데 핸느데, 오빠가 앙테죠요~!"
택이의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해 집니다.
"그러니까 그게 무슨 말이냐고~!!!"
엄마는 느긋하게 택이에게 말합니다.
"택아, 별이가 미니특공대 보고 싶은데 형아가 안 틀어준대. 미니특공대 같이 볼까?"
4살 별이의 말은 꼬물꼬물 거리는 애벌레 같기도 하고 듬성듬성 나 있는 작은 풀 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너무 귀엽지만 어떤 뜻인지 모를때가 있어 이따금 엄마의 통역이 필요하답니다.
아빠에게 쪼르르 달려가 별이가 말합니다.
"아빠~ 나 기네 타 픈데."
아빠는 눈을 꿈뻑 꿈뻑하며 엄마를 바라봅니다.
엄마가 설거지를 하다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합니다.
"그네 타고 싶대~ 문에 있는 지지봉에 실내 그네 연결 좀 해주세요."
엄마는 별이의 말을 유일하게 모두 이해하는 한 존재입니다.
사실 엄마는 별이 표정만 봐도 마음이 읽혀집니다.
별이가 응아가 마려우면 엄마는 말하지 않아도 별이를 화장실에 데리고 갑니다.
뭐가 먹고 싶은지, 왜 떼를 쓰는지 눈에 훤히 보입니다.
한 아이의 완벽한 통역사가 되어주는 엄마는 이제 슬슬 통역사의 일을 내려 놓을까 합니다.
모두 다 알아서 해 주는 엄마 통역사 덕분에 아무것도 못하는 아이가 될까봐
알아도 모르는 척, 해줄 수 있어도 못 하는 척 슬금슬금 아이에게
자신의 몫을 넘깁니다.
별아, 이제는 너가 너의 통역사가 되어 봐.
너의 마음을 이 세상에 멋지게, 아름답게 전달하는 별이 통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