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레이스 Jun 27. 2024

언총

나의 이언어는 몇도일까요 ?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라는 책에서는 ‘언총’이라는

말을 소개한다. 경북 예천 한 마을에 있는 이 것은 ‘말’무덤이라는 뜻을 가진다. 마을에 흉흉한 일이 생길 때마다 문중 사람들은 그곳에 모여 쓸데없는 말과 비난하는 말 등을 그곳에 버렸다고 한다.


그들은 ‘말’의 위력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말’이란 것이 한마을을 위기에 놓이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안 사람들은 실수로 저질러놓은 ‘말’을 무덤에 묻어버리는 것이다. 


참 신기한 무덤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만큼 말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은 선조들의 지혜가 엿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한 번 내뱉은 말은 무덤 깊숙이 덮어버리고 싶어도

그러지 못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 


말은 좋은 말이든, 싫은 말이든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밖으로 나왔으면 점점 더 넓은 파장을 일으키는 듯하다. 그 말은 먼저는 내뱉은 이의 마음에 박히고 듣는 이의 마음에 박힌 다음 다음 사람을 찾는다. 


어젯밤 남편과 약 두시간 가량 심도있는

말다툼을 했다. 그 와중에 내가 남편에게 꽤나 쓰린 말을 하게 되었다.

“이 세상에 나 말고 누가 당신이랑 지낼 수 있을까?”


이 말을 들은 남편은 마음이 많이 상한 것 같았다. 장난이었어 ~ 라고 말해도 남편은 그 말을 굉장히 진지하게 곱씹었다. 마치 내가 굉장한 인격의 소유자이기에 당신과 같은 사람을 감당할 수 있다고 들리지 않았을까? 


"내가 무슨 복으로 당신과 같은 사람과 살고 있을까?" 

이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았을까 나의 남편은. 사실은 그런 마음이 한가득이고 종종 드는 부정적인 마음은 참 적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나는 부정적인 면을 더 부풀려서 남편의 마음을 후벼팠던게 아닐까. 


당신의 언어의 온도는 몇 도인가요? 

누군가 나에게 나의 온도가 몇도인 것을 알려준다면 그것은 어디쯤 될까. 

아마 내 남편에게 물어본다면 영하 10도쯤은 따놓은 당상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