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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대로 Mar 07. 2024

숨어 피는 산꽃


  아름다움은 감동을 준다. 그 아름다움을 일상에서 가꾸며 키워가는 것도 즐겁지만, 뚜벅뚜벅 걸어가 찾는 즐거움은 더 설렌다. 그때가 되면, 봤던 장소를 찾는다. 없을까를 걱정하며 마음을 졸이면서 간다. 곧장 그곳으로 가서 못 만날까 봐, 일부러 빙빙 돌아서 마지막에 만나려고 산행길을 짠다. 터벅터벅 걷다가 한 송이를 발견하면, 곧이어 여러 송이가 보이는 것이 신기하다. 하지만 대놓고 처음부터 꽃만 찾으려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에둘러 걸으며 성급한 마음을 비운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을 꽃에 비유한다. 그중에서도 인간이 마음대로 가질 수 없는 꽃으로, 때가 되면 그 순간에 눈으로만 담아야 하는 산꽃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반전을 느끼게 한다. 이름을 부르고 기억하며 찾아가, 땅바닥에 코를 댈 정도로 기어야, 본모습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산꽃에 눈을 맞춰야, 산꽃도 내 눈에 들어온다. 그 작은 몸짓에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이 꽉 차게 들어있다. 앉은자리 어디에서나 자기 모습을 잃지 않고 빛난다. 주변을 탓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  


  자연이 주는 비와 햇빛으로 자라며, 추위에도 얼지 않는다. 이른 봄의 차가운 땅을 밀어 올려 기운차게 핀다. 그러나 사람의 발걸음에 찍혀버리면 다시는 피지 못한다. 사라져 가는 그 꽃들을 기억하며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 나라도 가지 말자고 다짐하는 장소도 있다.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면 소중한 줄도 모른다. 서툴지만 내가 느낀 산꽃의 아름다움을 기록하고 싶은 이유는 가까이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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